방송인 강호동이 웃기기 위한 먹잇감이 됐다. 동생들에게 옛날 사람이라는 놀림을 당하며,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예능 원시인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강호동을 잡는 독한 동생들, 그런 동생들의 독설에 발끈하며 웃음 먹잇감을 자처하는 강호동의 살아 있는 예능감은 틀리지 않았다.
그는 지난 5일 방송된 JTBC 새 예능프로그램 ‘아는 형님’ 첫 방송에서 특별히 형식이 없는 까닭에 다소 산만할 수 있는 구성의 빈구석을 잘 채웠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출연진이 직접 해보면서 해결하는 구성.
구성이 없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아는 형님’의 웃음 축은 역시나 강호동이었다. 이수근, 서장훈, 김영철, 김희철 등 예능감이 뛰어난 출연진은 모두들 강호동을 물어뜯었다. 강호동은 동생들의 독설에 민망해하거나, 때론 발끈하거나,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웃기기 위한 먹잇감이 됐다.
독한 동생들은 강호동을 옛날 사람으로 규정했다. 강호동은 19금 농담에 당황하고, 명언을 하는 바람에 옛날 진행이라고 타박을 들었다. 그가 20년 넘게 활동을 해온 연륜은 이 프로그램에서 ‘예능 원시인’이라는 웃음 장치로 활용됐다. 강호동은 옛날 개그라는 구박을 재미로 살렸다. 발끈하거나, 당황하는 ‘리액션’으로 동생들이 더 독한 이야기를 해서 웃음을 만들어내게 만들었다.
특히 자신이 진행했던 과거 토크쇼 ‘야심만만’ 진행법이라는 지적에 “그렇게 옛날 발언이냐? 그래 너희가 미래 진행해라. 니네는 퓨처다. 퓨처”라고 불만을 폭발하며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 속 웃음을 형성했다.
강호동은 ‘아는 형님’이라는 돌발 상황이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는 프로그램의 구심점이다. ‘1박 2일’를 국민 예능으로 만들었던 장돌뱅이 웃음 감각은 ‘아는 형님’에서도 큰 재미를 선사했다. 다른 출연자들과의 티격태격하는 조합을 만들어가고, 스스로 굴욕을 자처하며 웃지 않고 못 배기는 돌발 즐거움을 만들었다. 김희철, 김영철 등 강호동과 절친한 이들은 강호동을 놀리느라 바빴고, 이는 시청자들을 웃게 하는 요소였다.
비지상파 방송에 처음으로 출연한 강호동의 도전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했다. 강호동은 ‘무릎팍도사’를 기획한 여운혁 CP와 함께 ‘아는 형님’을 이끌고 있다. 첫 비지상파 방송 출연인 그는 첫 발을 성공적으로 디디며 앞으로 ‘아는 형님’이 일으킬 파란을 기대하게 했다. / jmpyo@osen.co.kr
[사진] ‘아는 형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