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새 예능프로그램 ‘아는 형님’이 B급 향기를 가득 품고 막을 올렸다. 정말 쓸데없는데, 해보면 재미있는 실험들을 하면서 해답을 찾는 모양새가 이렇게 웃길 수가 없었다. 멤버들이 프로그램의 정체가 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을 만큼 주제를 가리지 않고 다뤄 어수선 한듯 하지만 자꾸만 빠져서 보게 되는 B급 정서가 가득한 중독성 있는 쇼였다.
지난 5일 방송된 JTBC ‘아는 형님’에서는 스케줄상 첫 촬영에는 참여하지 못한 민경훈을 제외하고 강호동, 이수근, 서장훈, 김영철, 김희철, 황치열, 김세황이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을 받아 답변하기 위해 좌충우돌 하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아는 형님’은 인생을 살다보면 마주치게 되는 사소하지만 궁금해 견딜 수 없는 시청자들의 질문에 출연진이 다양한 방법으로 정답을 찾는 프로그램. 이날 방송에서는 ‘평범함’을 넘어서는 ‘반전’의 질문들이 쏟아졌고 멤버들이 어이가 없어 하면서도 성실하게 해답을 찾아가려고 하는 모습이 큰 웃음을 자아냈다.
첫 질문 ‘강호동과 서장훈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라는 질문부터 ‘아는 형님’이 심상치 않은 예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느 예능에서 두 사람을 맞붙게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사람들이 막연하게 궁금한 점이기도 했지만 이것이 현실로 실현되다니 이렇게 흥미로울 수가 없었다. 어찌됐든 멤버들이 당황해하면서도 해답을 찾으려고 몸을 움직였다. 결론은 강호동이 1등인 것으로 났지만, 그 과정이 웃겼다. 강호동과 허리 요통 때문에 괴로워하는 서장훈이 기어이 몸을 일으켜 서로 어깨가 부딪히는 상황극을 만들어내질 않나, 서장훈이 매트에 투운 강호동 위에 올라타 이마며 뺨이며 때리질 않나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그림 자체가 시청자들을 폭소케 했다.
그리고 ‘정력이 약할수록 쩍벌이 되나요?’라는 질문을 받고는 허벅지 사이에 계란을 놓고 참는 실험을 하고, ‘차 안에서 소변 잘 참는 법 알려주세요’라는 질문에는 물을 엄청 마시고 소변을 참는 대결을 펼치고, ‘잘생긴 남자 앞에서는 심장박동이 빨라지나요?’라는 질문에 막내 작가를 앞에 앉혀 놓고 눈웃음과 노래선물, 스킨십 등을 하는 등 기상천외한 질문과 해답을 찾기 위한 멤버들의 몸부림이 이토록 웃길 수가 없었다.
거기다 강호동과 멤버들 간의 케미도 폭소 그 자체였다. ‘신서유기’부터 ‘옛날사람’이라는 별명이 생긴 강호동은 갑자기 명언을 하고, 옛날식 진행을 해 후배들에게 구박을 당했다. 또한 강호동이 김영철의 깐족거림에 버럭하기도 하고 당하기도 하는 등 그간 강호동이 멤버들과 프로그램을 끌고 갔던 것과 달리 끌려가는 모습이 신선했고 웃겼다. ‘옛날사람’이라고는 하지만 센터 자리를 내주지 않아 삐친 모습, 멤버들과 말싸움을 하는 모습은 그가 서장훈과 김희철의 진행을 질투했던 ‘미래진행’이었다. 강호동의 새로운 모습이 충분히 재미있었다.
이뿐 아니라 제작진의 재치 가득한 자막과 CG도 B급 정서를 만드는데 한 몫 했다. 강호동을 ‘예능 원시인’과 ‘오래된 희극인’, 김영철과 이수근을 ‘욕받이1, 2’, 서장훈을 ‘디스크 골리앗’, 캐릭터를 비롯해 상황을 센스 있게 표현한 자막들과 허리가 아팠던 서장훈이 허리를 펴고 일어서자 ‘진격의 거인’과 합성하고 멤버들이 소변을 오래 참았다가 볼일을 본 후 나왔을 때 상황을 네티즌들 사이에서 유명한 사진들로 화면을 가득 채워 시청자들을 폭소케 했다.
형식이 정해져 있지 않는 무형식의 예능이지만 그 속에서 벌어지는 돌발 상황과 엉뚱한 질문들에도 열심히 해답을 찾는 멤버들, 멤버들 간의 케미 모두 골고루 잘 맞아 떨어져 그야말로 제대로 ‘웃긴’ 예능을 탄생시켰다.
한편 ‘아는 형님’은 매주 토요일 오후 9시 40분 방송된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아는 형님’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