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SNL코리아6'가 민감할 수 있는 소재를 다루며, 주의를 기울이며 선을 지켰다.
지난 5일 방송된 'SNL코리아6'는 이홍기 호스트 편으로 꾸며져, 여장까지 불사하며 망가진 이홍기의 모습이 끊임없이 그려졌다. 하지만 이와 함께 많은 이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바로 카메오 출연한 나인뮤지스 경리였다.
당초 경리는 카메오 출연 소식이 사전에 전해진 것만으로도 큰 화제를 불러모았던 상황. 이는 앞서 한 대학교에서 자행된 민망하고 선정적인 '포스터'로 인해 논란에 휩싸여 소송까지 불거졌던 일로 인해 대중의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
특히 각종 사건·사고와 논란을 콩트 속에 녹여 패러디로 차용했던 'SNL코리아'가 이를 패러디의 소재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 'SNL코리아6' 측은 방송 당일까지 "생방송의 특성상 해당 사안에 대해 마지막까지 논의하겠다"는 말로 여론을 살피며 신중한 태도를 내비쳤던 터다.
결국 방송에서 이는 콩트 소재가 아닌 뉴스 형식으로 진행되는 '글로벌 위켄드 와이' 코너에서 등장했다. MC인 김일중과 함께 스페셜 MC로 등장한 경리는, 방송 최초로 직접 해당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첫 소식에 앞서 김일중은 경리를 향해 '얼마전에 고소를 취하한 것을 보고 마음이 넓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를 꺼냈고, 경리는 "처벌만을 원한게 아니었다. 사과도 하셨으니, 그렇게 (고소를 취하) 하기로 했다.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SNL코리아6'가 단순 이슈몰이를 위해서였다면, 이를 패러디의 소재로 활용해 좀 더 자극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그보다는 당사자인 경리의 입장과 여론을 반영해 담백한 입장 전달만으로 이를 간략하게 마무리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실제로 시청자들이 'SNL코리아6'에 바라는 것은 논란을 방송으로 재점화시켜 피해 당사자들을 오히려 곤란한 상황으로 몰아넣는 결 원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이전 시즌들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정부나 기업 등 힘 있는 자들의 잘못된 문제를 끄집어 꼬집고, 풍자하고, 비판하는 것을 바란다.
속을 시원하게 뻥 뚫어주던 '여의도 텔레토비' 등 풍자 코너의 부활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적어도 이처럼 선을 지키면서 무리한 논란 생성만큼은 지양하려는 제작진의 마음이라도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뿐이다.
한편, 앞서 군산대학교의 한 학생은 지난 9월 23일 학교 축제 주점 홍보용 음란물 게시물에 경리의 사진을 활용해 논란이 일었으며, 이후 학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장문의 사과문을 게재해 재방 방지를 약속했다. 이에 경리의 소속사 스타제국 측은 이같은 학교 측과 당사자의 노력에 결국 고소취하를 결정했다. / gato@osen.co.kr
[사진] 'SNL코리아6'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