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강호동, 이경규, 김병만이 한 날 새 예능으로 안방 극장을 찾았다. JTBC에 첫 발을 내민 강호동에 가장 많은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이경규와 김병만 역시 믿고 보는 예능감과 진정성을 뽐내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5일 방송된 JTBC 새 예능프로그램 ‘아는 형님’은 인생을 살다보면 마주치게 되는 사소하지만 궁금해 견딜 수 없는 시청자들의 질문에 출연진이 다양한 방법으로 정답을 찾는 구성이다. 첫 방송은 강호동과 서장훈이 싸우면 누가 이기겠느냐는 시청자의 질문에 응대를 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담겼다. 출연자들은 끊임 없이 수다를 떨었다. 입담이 센 이들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거나, 시청자의 질문에 맞춰 그때그때 상황극을 만들기도 했다.
또한 물을 엄청 마시고 소변을 참는다든가, 예측불허의 게임이 이어졌다. 멤버들이 스튜디오와 길바닥을 누비는 동안 이들이 꾸려가는 웃음 조합과 독설 릴레이는 안방극장을 웃게 했다. 오랜 경력의 강호동조차도 "프로그램을 잘 모르겠다"고 무형식의 재미가 적응이 안 된다고 털어놨다. 근본이 없고, 어딘지 산만한 구성이지만, 웃기긴 웃겼다. 도대체 무슨 프로그램인지 성격을 알 수 없었지만, 큰 웃음은 보장됐다. 심지어 멤버들은 서장훈을 속이는 몰래 카메라까지 했다. 예능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구성이었다.
무엇보다도 명언을 쏟아내고, 옛날 개그를 하는 강호동에게 “옛날 사람”, “‘야심만만’ 스타일”이라고 지적하는 동생들의 독설은 큰 웃음을 안겼다. 이렇게 '아는 형님' 강호동이 웃기기 위한 먹잇감을 자처하고, 이를 신나게 물어뜯는 예능감 충만한 동생들의 조합은 안방극장의 시선을 빼앗기 충분했다.
'아는 형님'과 동시간대 방송된 MBN 새 예능프로그램 '도시탈출 외인구단'은 일상에 지친 중년 남성 6명이 도시를 탈출해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 떠나는 모습을 그릴 힐링 로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이경규, 이휘재, 김태원, 김광규, 장동민, 윤민수가 출연했다.
이경규와 이휘재를 비롯한 여섯 남자들은 직접 짬뽕을 만들기 위해 자연으로 나갔다. 굴을 따고 시장을 함께 본 후 직접 요리해 점심을 즐겼다. 캠핑장에서 먹는 점심은 색다른 즐거움이었고, 비록 라면으로 만든 짬뽕이지만 멤버들은 최고로 맛있게 식사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주요 포인트는 힐링과 남자들의 여행.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치이는 현대인들을 대신해 힐링을 위해 자연으로 나간 이들이다. 오랜만에 남자들끼리 여행하는 것에 기대감을 드러내는 이휘재는 활동적이지 않은 김태원도 적극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첫 방송에서는 현대 사회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피곤한 삶, 그리고 자연으로의 여행을 통해 힐링에 대한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줬다. 입담 좋은 이휘재와 '케미' 좋은 이경규와 김태원의 만남 등도 앞으로 기대되는 포인트다. 오프로드를 달리며 스피드를 즐기는 평균나이 45세 외인구단, 이들을 보며 인생에 한 번쯤 필요할 쉼표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음은 분명하다.
이들보다 한 시간 가량 늦게 방송된 채널A 새 예능프로그램 '부르면 갑니다, 머슴아들'은 보수가 시급한 시골 노부부의 주택을 개조해주는 프로그램으로, 김병만을 중심으로 현주엽, 박정철, 정호균, 이해우가 정선의 한 노후된 집을 찾아 수리를 해주는 내용을 담았다.
집을 둘러보던 김병만은 "고칠 게 너무 많았다. 한달을 살아도 부족할 것"이라며 정호균과 이해우에게는 콩 털기, 현주엽에게는 외양간 청소를 지정해줬다. 그리고 김병만은 박정철과 함께 장독대 보수 공사를 시작했다. 잠시 장독대를 보던 김병만은 혼자 장독대를 들고 돌을 나르는 등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김병만은 장독대를 올려놓는 시멘트 상단을 돌로 받쳐 주저앉은 것을 보수했고, 시멘트를 세게 쳐서 이끼를 떼내어 기초공사 준비를 마쳤다. 이런 김병만을 박정철이 도왔는데, 두 사람은 척척 맞는 호흡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에 김병만은 "우리 처음인데 이 정도면 1년 했을 때는 집 하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평소 듬직한 달인의 모습으로 늘 솔선수범했던 김병만의 상남자 매력과 리더십이 십분 돋보였던 방송이었다. 또한 일을 잘하기는 하지만 그만큼 잔소리나 투덜거림도 심한 현주엽의 예능감도 보는 재미를 더했다. 앞서 제작진은 이 두 사람에 대해 "김병만은 투박한 아빠 같고 현주엽은 잔소리 많은 엄마 같다. 김병만은 묵묵하게 일을 하고 있으면 현주엽은 멤버들이 일 안하고 있으면 닦달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만큼 큰 형님인 김병만과 현주엽의 활약이 대단했다는 뜻이다.
그리고 머슴들은 한시도 멈추지 않고 일을 하면서도 정선의 할머니, 할아버지를 대할 때는 진심을 다해 또 하나의 착하고 훈훈한 예능 탄생을 알렸다. /parkjy@osen.co.kr
[사진] '아는형님', '외인구단', '머슴아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