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민석과 손여은이 귀여운 밀당을 반복하고 있다. 이미 서로를 향한 마음을 눈치 채고 입맞춤까지 한 사이지만 그동안 손여은 전남편과의 일 등으로 본격적으로 관계가 진전되지는 못했던 두 사람. 그럼에도 이들 사이에는 애정이 싹트고 있었고, 어느덧 서로의 질투를 자극할 만큼 발전해 두 사람을 지켜보는 이들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를 띠게 만들었다.
지난 5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극본 윤경아, 연출 이건준)에서 서로의 맞선 소식 때문에 질투하는 형규(오민석 분)와 혜주(손여은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혜주는 늦은 시각 형규에게서 받은 선물을 바라보며 그를 떠올리다 때마침 걸려온 전화에 깜짝 놀랐다. 반가운 한편 앞서 목격했던 형규의 맞선 자리가 마음에 걸려있던 혜주는 “뭐야 시간이 몇 신데”라고 투덜거리면서도 목소리를 가다듬은 후 전화를 받았다. 형규 역시 맞선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고 싶어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쉽사리 얘기를 꺼내지 못했고, 괜히 일 얘기를 꺼내며 딴소리를 했다. 하지만 결국 늘 집에 바래다주기로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한 형규를 향해 서운함을 드러내는 혜주에게 “어머니가 하도 간곡하게 부탁해서 나도 어쩔 수 없이 나가게 된 자리”라고 변명했다.
마음속으로는 자신이 왜 이런 변명을 하고 있는 거냐고 투덜대면서도 형규는 “변호사님이 소개팅을 하시든 결혼을 하시든 제가 무슨 상관이냐. 그저 상사와 부하 직원 관계다”라며 선을 긋는 혜주에게 “퇴짜 놨다”라고 급하게 말을 내뱉은 후 맞선 본 상대에 대한 흉을 늘어놨다. 이에 혜주는 “괜찮던데 그 여자”라면서도 미소를 보이며 형규의 맞선 실패를 흐뭇해했다.
형규가 전화를 걸어 맞선 자리에 대한 오해를 직접 설명하기까지 했지만 혜주의 마음은 그리 쉽게 풀리지 않았다. 다음 날 회사에서 하루 종일 형규가 하는 말에 한 마디도 지지 않고 삐딱하게 받아치던 혜주는 바래다준다는 제안도 거절한 채 “오늘 스케줄 있다. 비밀이다”라고 사무실을 나섰다. 이런 그의 모습에 형규는 “내가 무슨 뭐 여자를 사귀었어, 결혼 날짜라도 잡았어”라고 황당해하면서도 혜주의 행방을 궁금해 했다.
이내 형규는 퇴근길에 유자(남기애 분)의 일을 돕고 있는 혜주의 모습을 발견한 후 몰래 지켜봤고, 산옥(고두심 분)에게 그릇을 돌려주기 위해 가게를 나서는 그의 모습에 놀라 급하게 도망쳤다. 결국 두 사람은 산옥의 반찬가게에서 다시 마주치게 됐다. 혜주에게 주선했던 선 자리를 언급하는 산옥의 말에 형규는 깜짝 놀랐고, 이어 선을 보겠다는 답에 또 한 번 놀랬다. 이에 형규는 짐짓 대수롭지 않은 척 하며 “선 한 번 보겠다고 법에 어긋나는 것도 아니고 사람은 누구나 맞선 볼 자유가 있는 건데, 그렇죠”라는 말과 함께 혜주를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이내 산옥은 형규의 선 자리를 계속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다는 말을 덧붙였고, 이로 인해 이번에는 형규가 혜주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었다.
산옥의 앞에서는 마음을 드러낼 수 없어 아무렇지 않은 척 했던 형규였지만 가게를 나와 혜주에게 본격적으로 질투를 드러냈다. 그는 “이제 손혜주 씨한테 함부로 못하겠네. 우리 동네 최고 갑부 사모님이 될지도 모르는데. 뭐 사모님 될 때 되시더라도 내일까지 내가 내 준 숙제는 완벽하게 공부해 오세요”라며 “선은 선, 일은 일. 알겠죠”라는 말을 덧붙인 후 뒤돌아섰고, 혜주는 그의 뒷모습을 야속한 듯 바라봤다.
이렇게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서운함을 감추지 않고 귀여운 심술, 또는 질투로 드러내며 사랑을 키워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 역시 그리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산옥의 반대는 물론이고 앞서 형규와 선을 봤던 상대가 그를 마음에 들어 하기 시작했기 때문. 부디 형규와 혜주가 사랑을 방해하는 장애물 앞에서도 꺾이지 않고 이대로 서로를 향한 마음을 유지하며 사랑의 결실을 맺을 수 있길 기대해본다.
한편 '부탁해요, 엄마'는 세상에 다시없는 앙숙 모녀를 통해 징글징글하면서도 짠한 모녀간 애증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 nim0821@osen.co.kr
[사진] ‘부탁해요, 엄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