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응팔' 류준열·안재홍, 너희들 서른 맞아?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12.06 09: 30

 서서히 피는 꽃은 더 아름답고 향기롭게 보이는 법이다. 잘생긴 외모와 여심 잡는 매력으로 데뷔 때부터 주가를 올리는 스타성이 강한 배우들과는 달리, 첫 눈에 쉽게 들어오지 않는 역할부터 시작해 오랜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연기력을 쌓아온 연기파 배우들이 있다. 요즘 가장 눈길을 끄는 ‘뒤늦게 핀 꽃’은 1986년생 류준열과 안재홍.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꽃이 피는 시기가 있다고 하는데, 두 사람은 서른 살에 꽃망울을 터트렸다.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이하 응팔)에서 김성균 라미란 부부의 둘째 아들 김정환 역을 맡은 류준열은 ‘못생긴 애들 가운데 가장 잘생긴’ 매력남이다. 외모만으로도 독특한 개성이 물씬 풍겨나는 류준열은 자연스러운 연기로 무뚝뚝한 사춘기 소년의 면모를 실감나게 펼쳐 보인다.
공부를 못할 캐릭터 같았는데 선우(고경표 분)와 함께 모범생이라는 사실부터 반전이었다. 그의 매력 때문에 ‘어남류’(어차피 남주/남편은 류준열)라는 수식어까지 생겨났다. 소꿉친구 덕선(혜리 분)을 향한 마음을 키워오다가 결국 스스로 밝히고 말았다. 소개팅을 한다는 덕선에게 “하지마”라는 이 말 한마디로 좋아한다고 밝힌 것. 덕선의 남편으로 거의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급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클래지콰이의 뮤직비디오로 연예계에 데뷔한 류준열은 ‘미드나잇 썬’ ‘소셜포비아’ 등에 연이어 출연했지만 다소 주목을 끌진 못했었다. 하지만 ‘응팔’을 통해 비로소 대중의 사랑을 받기 시작하며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첫째 아들 김정봉 역의 안재홍은 연기생활 6년 만에 대중에 자신의 존재를 제대로 각인시켰다. 그동안 부산영화제, 들꽃영화상, 디렉터스컷 등 다수 시상식에서 수상하며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잠재력과 개성이 강한 노력파로 평가받았지만 비로소 ‘응팔’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높인 셈이다.
안재홍은 공부보다 다른 분야에 관심이 많은 ‘7수생’ 정봉에게 코믹함까지 더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단숨에 끌어들였다. 큰 덩치로 우표 레코드판 복권을 모으고, 익히지 않은 스팸을 퍼먹고,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는 소녀 감성으로 곳곳에서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는가 하면 코피를 흘리는 동생을 걱정하는 따뜻한 면모로 눈물샘을 자극했다.
특히 헤어스타일과 트레이닝복 만으로도 1988년도 특유의 촌스러움을 살렸다. 바지를 배꼽까지 올려 입는 등 사소한 부분에도 신경을 곤두세우며 웃음을 배가시킨 것이다. 겉모습과 행동의 조화 속에서도 부조화를 이루는 감동을 자아낸다.
만약 류준열과 안재홍의 역할을 다른 배우가 맡았다면 이 정도로 어울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이들은 엉뚱하면서도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연기파 배우임을 확인시켜 주기에 충분하다는 평이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듯 두 사람이 앞으로 만날 새 작품에서는 어떤 매력을 꺼내보일지 기대가 모아진다./ purplish@osen.co.kr
[사진]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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