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 류준열의 무표정에는 수천 가지 말이 담겼다. 무표정과 무뚝뚝한 말투로 혜리를 대하는 류준열이 환하게 웃으며 자신의 속내를 꺼내놓는 박보검과 맞붙어 안타까운 첫사랑을 보여주고 있어 시청자를 몰입하게 한다.
지난 5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에서는 덕선(혜리 분)을 두고 같은 마음을 품게 된 두 소꿉친구, 정환(류준열 분)과 택(박보검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덕선은 정환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 같다는 친구들의 말을 듣고 그의 마음을 확인해보기로 했다. 정환에게 소개팅을 한다고 알리며 "나 소개팅 할까?"라고 물었던 것. 평소 정환의 캐릭터에 맞게 '미쳤냐' 정도의 답을 기대했던 덕선은 "하지 마"라는 돌직구에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이들의 러브라인이 물꼬를 트게 된 상황.
하지만 정환이 조심스럽게 마음을 키워나가는 동안, 택이 먼저 친구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 이들 삼각 러브라인의 행방은 알 수 없게 됐다. 택은 덕선이가 소꿉친구가 아닌 여자로 좋다면서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선우(고경표 분), 동룡(이동휘 분) 등 친구들에게 축하를 받았던 것. 정환은 생각지도 못한 택의 고백에 놀라 어색하게 웃는 표정으로 그의 충격의 깊이를 짐작하게 했다.
특히 류준열은 이 장면에서 첫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고민하게 된 정환의 마음을 세심하게 연기해 시선을 끌었다. 박보검에게 축하를 건네며 웃고 장난치는 고경표, 이동휘와는 달리 충격에 아무 말도 못하다가 곧 거짓 웃음으로 분위기를 맞추는 그의 어색한 표정이 정환의 마음이 자라나는 걸 지켜본 시청자들을 깊게 몰입하게 한 것.
류준열이 혜리에게 짓궂은 장난을 치고 돌아서 살짝 웃는 표정, 또 무심하게 혜리를 챙겨주고 아무렇지 않게 가버리는 '츤데레' 매력에 빠진 시청자들은 이날 류준열이 보여준 무표정 속에 삼킨 다양한 말에 함께 고민을 시작하면서 혜리와 박보검, 류준열의 삼각관계에 한층 더 궁금증을 가지게 됐다.
한편 '응팔'은 쌍팔년도 쌍문동, 한 골목 다섯 가족의 왁자지껄 코믹 가족극이다. /jykwon@osen.co.kr
[사진]'응답하라 1988'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