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응팔', 당연히 정환? 택이 슬픈건 또 싫은데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12.06 10: 17

전보다 찌르르한 삼각관계다. 본격 삼각 러브라인에 돌입한  tvN ‘응답하라 1988’의 주인공들에게는 여러 단계의 입체적인 감정들이 오고간다. 특히 다른 점은 여주인공 덕선(혜리)과 누가 이어지느냐와 마찬가지로 남자주인공들의 관계가 어찌될까란 궁금증이다.
지난 5일 방송된 ‘응답하라 1988’에서는 덕선을 향한 마음을 깜짝 고백하는 택(박보검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고백마저도 성격처럼 해맑았다. 이미 그는 여러 차례 덕선을 향한 마음을 차근차근 보여 왔지만, 친구들은 이를 눈치 채지 못한 상태였다. 이에 택은 “덕선이를 친구가 아닌 여자로서 좋아한다”고 못 박아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친구들 사이에서 ‘등신’이라고 불릴 정도로 어수룩하던 박보검의 고백에 가장 당황한 사람은 정환(류준열). 그는 예상치 못한 경쟁자의 등장에 영혼 없는 웃음만 짓고 말았다. 

택은 덕선에게 첫 눈 오는 날 영화를 보자며 데이트를 신청한 순간부터 정환과 함께 유력한 덕선의 남편 후보로 떠올랐던 바다. 이후 중국행, 사진 등 여러 떡밥들이 있었고 이날 방송에서는 핑크빛 분위기가 물씬 나는 바닷가 데이트가 그려졌다. 특히 택은 해변에서 족구를 하던 취객의 공이 덕선을 향해 날아오자 온 몸으로 막아서야 “나 남자다”라고 어필했고, 뜻밖의 행동에 덕선 역시 흔들리는 눈빛을 보였다.
정환이도 한 걸음 나아간 상태다. 정환은 “나 소개팅 할까?”라며 자신을 떠보는 덕선에게 “하지마. 소개팅”이라며 이제 막 마음을 드러내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덕선 역시 떨리는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바둑 외 다른 것들에는 관심이 전혀 없는 줄로만 알았던 택이 덕선을 좋아한다고 나섰기에 정환의 머리는 복잡하다.
이는 이전 '응답하라'시리즈의 남자주인공들 구조와는 사뭇 다르다. 시청자들 역시 러브라인 만큼 신경쓰이는 것이 정환과 택의 관계일 것이다. '응답하라 1997'에서는 라이벌 남자 주인공들이 실제 형제로 설정돼 정서적 교류가 달랐고, '응답하라 1994'에서의 두 남자주인공 쓰레기(정우)와 칠봉(유연석)은 확실히 '절친'은 아니었다. 
'응답하라 1988'의 주제는 가족. 엄마가 없는 택에게는 친구들이 가족과 같다. 실제로 정환과 혜리의 애정 못지 않게 돋보이는 것이 택을 향한 정환과 혜리의 우정이다. 보라(류혜영)가 윽박지를 때도 "우리 택이에게는 그러지 말라"며 다른 친구들이 나서 보호해줄 정도로 택은 친구들 사이에서도 남다른 위치에 있다.
정환에게 택은 선우(고경표)와는 또 다르다. 선우에게 남자 대 남자로서 짱짱한 질투를 느꼈다면 택에게는 보다 아련한 브로맨스를 지니고 있다. 정환의 성격상 택을 위해 상당 부분 마음을 비울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방송 말미 예고편에는 이문서 콘서트에 대해 묻는 듯 “너도 갈 거지?”라고 묻는 덕선에게 “아니”라며 철벽을 치는 정환의 모습이 공개되며 그가 택을 위해 마음이 접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간 '응답하라' 시리즈를 만든 제작진의 패턴을 보면, 택이 실제 남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몰고 가다가 결국은 정환이가 되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크지만 말이다.
택에게는 누나 같고, 정환에게는 여동생 같은 혜리. 잘 먹고 해맑고 정 많고 내조 잘하는 혜리에게는 '응답하라 1988'의 주제를 관통하는 엄마 판타지가 투영되고 있다. 그리고 쌍문동은 이 같은 혜리의 매력에 들끓고 있는 중이다./ nyc@osen.co.kr
[사진] tvN, '응답하라 1988'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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