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감초 캐릭터다. 그래서 분량이 2% 아쉽다. 그가 풀어 낼 이야기도 많아 보인다.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 속 이동휘가 그렇다. 여기서 이런 대접을 받을 배우가 아닌데.
5일 방송된 10회 '메모리' 편에서 동룡(이동휘 분)은 자신의 생일을 맞아 들떠 있었다. 다른 게 아니라 보험일로 바쁜 엄마가 맛있는 밥상을 차려 주기로 약속했기 때문.
하지만 이내 그는 실망했다. 또다시 엄마가 일 때문에 집을 비웠고 생일선물로 따뜻한 밥상 대신 돈이 놓여져 있었다. 큰 선물을 바란 게 아니라 엄마가 끓여 준 미역국을 기대했던 터라 실망은 더욱 컸다.
결국 동룡은 가출했다. 자신을 데리러 온 덕선(혜리 분), 정환(류준열 분), 선우(고경표 분), 택(박보검 분), 보라(류혜영 분) 때문에 이틀 만에 집에 들어가긴 했지만 학생주임을 아빠로 둔 그로서는 큰 결심이었다.
그러나 또 한번 그는 좌절했다. 동룡의 부모는 아들이 가출한 것도 모르고 있던 상황. 실망한 동룡은 집에 들어오자마자 다시 정환의 집으로 향했다. 바쁜 맞벌이 부모를 둔 자식의 섭섭한 마음이 안방에 고스란히 전달됐다.
슬픈 내용이었으나 눈물샘을 자극할 전개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동룡의 가족에 관한 더 많은 이야기가 풀어질 거로 시청자들은 기대했지만 그의 이야기는 딱 거기까지였다.
사실 10회는 동룡 덕분에 택-덕선-정환의 삼각관계가 두각을 나타냈다고 볼 수 있다. 가출한 동룡을 잡으러 간 대천 바닷가에서 택과 덕선만 남아 데이트를 즐긴 이유에서다. 왜 둘만 놔두고 정환이 순순히 돌아섰는지도 의문으로 남아 있다.
게다가 택의 고백을 이끌어 낸 것도 동룡의 몫이었다. 어린시절 덕선이 택의 이마에 상처를 냈다며 "책임지라"고 몰아간 것도 동룡이요, "덕선이 진짜 어때. 잘 어울려. 잘해 봐"라고 물은 것도 그였다.
동룡을 연기하는 이동휘는 그동안 드라마 '조선총잡이', '이혼변호사는 연애중', 영화 '타짜2', '뷰티인사이드', '베테랑' 등에서 감초 캐릭터를 200% 살렸다. 능청스러운 연기에 맛깔나는 대사 처리까지 호감이었다.
그래서 팬들은 '응팔' 속 그의 분량이 조금 아쉽다. 특히 '학주 아빠' 류재명(유재명 분)과 동룡의 차진 호흡이 극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요소라 둘의 이야기도 좀 더 듣고 싶은 마음이다.
'응팔'은 이제 딱 절반을 달려왔다. 남은 전개에서 동룡이 얼마나 활약할지, 또 이동휘가 어떤 연기로 시청자들을 확실히 사로잡을지 기대를 모은다. 하나 더, 정봉(안재홍 분)에게도 생긴 러브라인이 '쌍문동 장국영' 동룡에게도 이어지길 바라본다. /comet568@osen.co.kr
[사진] '응답하라 1988' 방송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