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진짜사나이' 허경환의 매력, 바로 이맛 아닙니까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12.07 07: 00

 개그맨 허경환이 '진짜사나이'다운 매력을 드러냈다. 그의 이름을 들으면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능글맞게 유행어를 연발하는 모습이 떠오르곤 했는데, 해병대 극기주 훈련에 우직한 자세로 임하면서 그간 볼 수 없었던 반전 매력을 과시했다.
사실 허경환은 입대 초반만 해도 개그맨으로서 웃기려는 강박증을 버리지 못했고, 송곳 소대장의 질문에 개그로 받아쳤다가 눈도장을 단단히 찍혔었다. 가령 팔각모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아느냐는 질문에 "팔각정 그런 뜻 아니겠습니까"라고 대답해 주변을 긴장케 만들었다. 본인 역시 강박증을 못 버린 것 같다고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 임원희를 바라본 훈병들의 눈빛 교환을 잘못 이해해 분대장 후보로 자진 출마하기도 했다. 체험이긴 하지만 사회의 물이 덜 빠져서 말실수를 많이 한 것이다. 하지만 차츰 훈련에 적응해나갔고, 김영철과 콤비를 이루며 훈병들의 사기 진작과 활력 제공에 도움을 줬다.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일밤-진짜사나이'(이하 진짜사나이)에서 늠름해진 허경환의 남자다운 매력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실전각개전투가 시작됐다. 실탄을 피해 지그재그 약진했고 진흙탕 철조망을 통과, 최고난도 응용 포복으로 장장 50m를 기어 가야했다. 허경환은 "해병대 각개전투는 실전을 방불케했다"고 쉽지 않았음을 밝혔다. 물웅덩이가 가득한 진흙탕 속에서 포복을 이어간 가운데, 슬리피가 헤어나오지 못하자 허경환은 괜찮느냐고 물어보며 그를 걱정했다. 250m 각개전투에서 결승점에 뒤늦게 도착한 슬리피에게 "괜찮다, 우리는 정복했다"고 응원하며 한계를 넘고 이겨낸 기쁨을 드러냈다. 평소 말장난을 날리던 허경환에게서 볼 수 없던 모습이었다.
허경환은 이날 '진사'의 훈련을 만만하게 생각했음을 드러냈다. 여군 특집만 보고 왔다며 해병대의 고된 훈련에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도 천자봉 행군을 앞두고 "꼭 정상까지 간다. 이것마저 못가면 나는 한국에 있을 수가 없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중간중간 농담도 놓치지 않으며 동기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휴식 시간에는 김영철을 도와 막간의 개그를 진행하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개그맨 근성은 어딜가도 버릴 수 없었던 것.
김영철에 이어 허경환까지, 개그맨들의 직업병이 '진짜사나이'의 엄격한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웃음을 선사했다. 허경환의 개그를 가만히 들어보면 여러 번 잽만 날리는게 아니라 치고 빠지는 게 확실한 스타일이다. 때문에 스튜디오 토크는 물론, 야외 녹화에서도 자신만의 강점을 드러낸다. 허경환이 재치있는 입담과 시의적절한 농담으로 '진짜 사나이'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어가고 있다. 특유의 깐족거림과 재치있는 입담으로 맛깔나게 만든 것이다.
잘생긴 외모를 가진 허경환은 개그맨으로서 악조건을 타고났다. 외모 핸디캡을 딛고, 적재적소에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개그 DNA'가 대중의 열광적인 호응을 이끌어낸다. 어쩌면 그는 천상 개그맨이 될 팔자였는지도 모르겠다./ purplish@osen.co.kr
[사진]'진짜 사나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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