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시즌3의 큰형, 김주혁이 2년 간의 여행을 마무리했다. 김주혁은 이날 방송을 끝으로 ‘1박2일’에서 하차한 것. 좋은 사람들을 얻은 김주혁과 그로 인해 2년 동안 크게 웃을 수 있었던 시청자들 모두에게 행복했던 이 시간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정리됐다. 김주혁은 놀러 오겠다는 말을 남기며 멤버, 스태프, 시청자와 인사했다.
지난 6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는 고흥으로 여행을 떠난 김주혁의 굿바이 특집이 그려졌다. 김주혁의 마지막 여행을 맞아 모든 게임은 공동운명체로 진행됐다. 김주혁은 따뜻한 밥차에서 멤버들과 함께 배불리 식사한 후 잠자리 복불복 게임을 펼쳤는데 그가 유독 힘들어하던 코끼리코 게임과 ‘1박2일’의 상징인 까나리 게임을 통해 끝까지 큰 웃음을 선사했다.
김주혁은 마지막 게임에서 승리하며 멤버들과 함께 따뜻한 방에서 잠들 수 있었다. 앞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한방에서 자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그에게 김준호는 “6개월 뒤에 ‘진짜 사나이’ 가는 거 아니냐”고 농담할 정도로 이들은 2년 동안 친밀해져있었고, 김주혁은 자신을 편안하게 대해준 동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하며 모닝엔젤을 자처, 100인분의 라면을 끓여 모두에게 대접했다.
이날 김주혁은 “처음 왔을 때는 두려움이 앞섰다. 그런데 녹화하면서 이 팀에 잘 왔구나, 라고 느낀 건 애들 때문이다. 일을 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크게 웃으러 간다는 기분으로 왔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에 김준호는 “왜 그만두는 거냐”고 버럭해 산통을 깼지만, 김주혁은 “멤버들이 ‘형 때문에 (멀고 힘든) 고흥에 간다’라고 말해주는 것도 고마웠다. 만약에 멤버들이 ‘슬퍼하지 말자’ 이런 말을 했다면 정이 덜 들었다고 생각했을 거다”라고 말했다.
특히 김주혁은 ‘1박2일’을 그만두는 이유를 자꾸 묻는 말에 “솔직하게 이 일이 주업이 아니다. 나는 이 일이 민폐다. 좀 더 적극적으로 망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상하게 참아진다. 그때마다 이 팀에 민폐라는 생각을 했다”며 “1년만 하려고 했다. 그런데 너네가 눈에 밟혔다”고 말했다. 또 김주혁은 ‘1박2일’ 스태프들에게 그 어떤 사람들보다 최고라는 감사 인사를 남겼다.
김주혁은 편안하고 친근한, 멤버들의 수평적인 관계를 지탱해주는 버팀목으로서 시청자에 큰 사랑을 받은 맏형으로, 그의 ‘민폐’라는 말에 동의하는 이는 없을 터다. 하지만 배우로서의 고민을 엿볼 수 있던 말에서는 그가 ‘1박2일’을 대하는 진심 또한 느낄 수 있어 그의 활발한 연기 활동을 응원하게 했다.
지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구탱이 형’으로 활약한 ‘1박2일’의 2년은 시청자를 울고 웃게 하며 주말 안방을 훈훈하게 만든 바 있다. 김주혁은 스케줄상의 문제로 ‘1박2일’에서 하차하지만 100회 동안 힘차게 달려온 그를 뒷모습은 처음과 똑같은 모습이었다. 스태프들의 눈물에 결국 울컥한 김주혁. 그의 말처럼 언젠가 한 번 ‘1박2일’에 놀러올 날을 기대하게 했다. /jykwon@osen.co.kr
[사진] ‘1박2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