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만개한 연기가 시청자들의 몰입을 높이고 있다. 로맨스면 로맨스, 모성애면 모성애 등 1인 3역으로 세 인물의 여러 감정을 표현하는 그의 섬세함은 놀라울 정도다. 마치 드라마 '킬미힐미'에서 7명의 인격을 연기했던 지성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극본 배유미 연출 최문석)에서 기억을 모두 되찾은 해강(김현주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진언은 계속해 자신과 해강을 방해하려하는 설리를 찾아갔다. 그는 "나한테 왜 그랬냐? 선배 신발 빌려주고, 신겨주고, 선배 우산 씌워주고, 걱정해주고, 바라봐주고, 손 잡아주고, 나한테 왜 그랬느냐"는 설리에게 "예뻤다, 네가. 맑고 당당하고, 악착같고, 늘 애를 쓰고. 해강이가 그랬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또 "안쓰러웠다. 날 향한 네 마음이. 앞도 안 보고 옆도 안 보고, 뒤도 안 보고 나만 보는 네 사랑이 가엽고, 그립고 응원해주고 싶었다. 내가 그랬다. 해강이한테"라고 덧붙였다.
결정적으로 "넌 어렸고, 어린 해강이었고, 널 아끼고 싶었다. 아직도 그래 넌. 널 지켜, 널 아껴. 널 소중히 하고 싶다"고 말한 그는 "우리 부부 흔들지 마라. 이건 경고다"라고 선을 긋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 사이 해강과 진언의 사랑은 더 깊어졌다. 진언은 여전히 해강의 옆에 붙어있는 석(이규한 분)에 대한 질투심을 숨기지 못했지만, 해강은 그런 그를 달래며 "등대(석)가 아닌 등신(진언)에게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해강의 다정한 말에 진언은 "그 등신이 또 결혼하자고 하면 할래? 결혼하자. 그냥 하자. 돌아버리겠다. 내가 너 때문에. 너랑 살고 싶어서"라고 고백했다. 두번 째 청혼인 셈. 해결되지 않은 일이 많은 해강은 "이 다음에 하자. 꼭"이라고 약속을 한 뒤 "사랑해요. 사랑한다고"라고 진심을 말했다.
해강의 말을 들은 진언의 표정에는 감동이 가득했다. 해강이 자신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 것은 십수년의 시간 동안 처음 듣는 말이었기 때문. "그 말을 듣기 위해 결혼했다"며 감격하는 진언에게 해강은 "사랑한다"며 진언에게 입을 맞췄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해강의 기억이 갑작스럽게 돌아오게 된 것. 해강은 자신을 찾아온 딸의 살해범을 만나게되고 그로부터 딸이 죽임을 당했던 사실을 듣게 됐다. 이후 그는 해강은 "안 돼, 은솔아 안 돼, 안 돼, 은솔아 아빠한테 가자"라고 소리를 지르며 쓰러졌고, 다시 깨어나 모든 기억을 되찾게 됐다. 예고편에서는 온기의 모습과는 또 다른, 과거 해강의 면모를 되찾은 해강의 모습이 그려져 변화를 기대케했다.
이 과정에서 김현주는 1인3역을 완벽하게 해내며 시청자들의 감탄을 끌어냈다. 현재 그는 진언의 부인 해강, 해강의 쌍둥이 동생 용기, 해강으로서의 기억을 잃고 새 삶을 살기로 한 온기까지 세 명의 인물을 연기하고 있다. 해강을 연기할 때는 딸을 잃은 슬픔을 품고 있는 냉정한 기업 변호사로, 용기를 연기할 때는 순진무구하지만 딸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젊은 엄마로, 온기를 연기할 때는 자신의 과거로 혼란스러워 하는 중에도 옳은 길을 가려고 하는 강단 있는 여성으로 변신한다. 다양한 인물들의 여러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연기력이 극의 몰입을 더 이끌어낸다는 평. '애인있어요'는 주인공 해강이 기억을 되찾으며 3막을 시작했다. 앞으로 보여주게 될 김현주의 활약이 기대감을 모은다.
한편 '애인있어요' 기억을 잃은 여자가 죽도록 증오했던 남편과 다시 사랑에 빠지는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와 절망의 끝에서 운명적으로 재회한 극과 극 쌍둥이 자매의 파란만장 인생 리셋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 방송. /eujenej@osen.co.kr
[사진] '애인있어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