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우리의 구탱이형, 김주혁이 비로소 ‘1박2일’에 안녕을 고했다. 아쉽지만 유쾌했고, 슬프지만 무겁지 않은 완벽한 이별이었다. 그래서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지난 6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에서는 고흥으로 여행을 떠난 김주혁의 굿바이 특집이 그려졌다.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장난치는 멤버들과 잠자리 복불복 게임도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 한편이 씁쓸한 것은 감출 수 없었다.
주인공은 김주혁은 자신 때문에 분위기가 쳐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마지막까지 애써 괜찮은 척 미소 지었다. 제일 취약했던 게임 코끼리코부터 까나리카노 복불복까지, 마치 2년 동안 멤버들과 함께 했던 시간을 되돌아보듯 진행된 게임에서도 웃음꽃이 폈다.
물론 ‘1박2일’을 떠나는 그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시간도 있었다. 김주혁은 2년 전 첫 녹화 당시를 회상하며 “처음 왔을 때는 두려움이 앞섰다. 그런데 녹화하면서 이 팀에 잘 왔구나, 느낀 건 애들 때문이다. 일을 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크게 웃으러 간다는 기분으로 왔다”고 고백했다.
또한 ‘1박2일’을 그만두는 이유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이 일이 주업이 아니다. 나는 이 일이 민폐다. 좀 더 적극적으로 망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상하게 참아진다. 그때마다 이 팀에 민폐라는 생각을 했다”며 “1년만 하려고 했다. 그런데 너네가 눈에 밟혔다”고 밝혔다.
다음 날이 밝자 어느 덧 진짜 이별이었다. ‘1박2일’ 멤버들은 물론 스태프들이 김주혁을 배웅하기 위해 모두 모였고, 이에 김주혁은 민망한 듯 “내가 가야지 될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결국 울음을 터뜨리는 남자 스태프를 보며 “얘 울어”라고 놀리던 것도 잠시, 모두를 향해 “고생하셨습니다”라고 인사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울음기가 가득했다.
하지만 곧 2년 동안 우리에게 웃음을 줬던 ‘구탱이형’으로 돌아왔다. 씩씩하게 뒤돌아섰지만, 정준영이 “형 마이크 빼고 가래요”라며 불러 세운 것. 그 뒤로 아무렇지 않은 척 올라탄 차에는 매니저는 물론 코디도 없어서 김주혁은 결국 “키 줘봐. 내가 운전하고 가게”라며 발끈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이렇게 김주혁은 2년간 동고동락했던 ‘1박2일’에 안녕을 고했다. 이별은 언제나 슬프지만, 이별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도 있다. 바로 함께 한 추억의 소중함과 새로운 시작이다. 김주혁에게 새로운 시작은 본업인 연기다. ‘1박2일’에서 예능인보다 더 예능인 같은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했던 만큼, 배우로서도 역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1박2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