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다비치 출신 강민경의 연기는 합격점을 줄 만했다. 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오며 준비를 단단히 한듯 느껴졌다. 발음과 발성이 탄탄해졌고, 다양한 표정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그가 30만원을 받으면서도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20대 청춘 캐릭터의 개성을 무난하게 살렸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외모가 더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이 사실이다. 극 중 패션 관련 종사자지만 '열정 페이'를 받는 빠듯한 월급을 고려했을 때 의상과 소품 등이 지나치게 화려했다. 조금만 힘을 뺐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 여전히 TV 속 강민경은 '얼짱', '여신'이다.
강민경은 지난 7일 오후 방송된 MBC 새 일일드라마 '최고의 연인'(극본 서현주, 연출 최창욱)에서 열정 페이 30만원을 받고도, 디자이너의 꿈을 이루기위해 어려운 일도 마다하지 않는 한아름을 표현했다.
이날 아름을 시기 질투하는 강세란(김유미 분)의 계략 때문에 여러 사람이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아름이 패션쇼 피날레 무대에 쓰일 드레스를 맡았는데 세란이 그를 시기질투해 몰래 빼돌렸기 때문이다. 엄마 고흥자(변정수 분)가 자신보다 아름의 능력을 더 높게 평가했기에 자격지심이 생긴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모르는 흥자는 패션쇼가 엉망으로 될 위기에 처하자 아름의 뺨을 때리며 해고 통보를 내렸다.
옷을 빼돌린 세란이 미래의 시어머니가 될 구애선(김영란 분)에게 선물했고, 그가 화장실에서 피팅을 해보다 아름과 마주하면서 사건이 해결될 수 있었다. 세란의 꼼수로 이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된 것. 아름은 흥자에게 "저 때문에 그런 게 아니니까 해고하지 말아달라. 저는 꼭 유명한 디자이너가 돼야한다. 내일 다시 출근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아름과 최영광(강태오 분), 세란과 백강호(곽희성 분)가 각각 연인사이임이 그려졌고, 향후 강호가 아름을 짝사랑하게 될 것임을 예감케 했다.
가수 출신 강민경은 아직까지 배우로서는 인정받지 못한 케이스다. 남자들을 자극하는 귀여운 외모에 늘씬한 몸매가 돋보였던 탓에 실력만 놓고 평가할 여유가 없던 부분도 존재한다. 그는 지난 2010년 드라마 '웃어요, 엄마'로 처음 연기에 발을 들였고, 2년 뒤 방송된 드라마 ‘해운대 연인들’ 출연 당시 부자연스러운 대사 처리와 미흡한 감정 전달을 지적받았다. 이 때문인지 한창 가수 활동에 집중하다 정확히 3년 만에 다시 연기에 도전했다.
사실 어찌보면 여자 연기자들에게 미모는 숙명이다. 아무리 망가지는 역할을 맡아도 못생기게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은 누구나 같은 것이기 때문. 하지만 좀 더 과감하게 용기를 내 본다면 눈치 빠른 시청자들은 금세 알아채고, 연기 열정에 박수를 보낼 것이 분명하다.
물론 안정된 연기력은 호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아직 1회만 방송됐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6개월 동안 얼마든지 발전할 가능성은 있다. 강민경이 이번 드라마를 통해 진정한 배우로 거듭날 수 있을까. 종영했을 때 그의 손에 쥐어질 성적표의 점수가 어떨지 궁금하다./ purplish@osen.co.kr
[사진] '최고의 연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