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12월은 가족과 '히말라야'로 간다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5.12.10 07: 08

 연말이면 유난히 가족과 함께 하고 싶다. 살을 에는 강추위를 사람의 따뜻한 정으로 이겨내면서 말이다. 그래서 극장에도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가 걸리기 마련이다. 이런 코드를 정확하게 뚫는 영화가 곧 개봉한다. 바로 영화 ‘히말라야’다.
‘히말라야’는 히말라야 등반 중 생을 마감한 동료의 시신을 찾기 위해 기록도 명예도 보상도 없는 목숨 건 여정을 떠나는 엄홍길 대장과 휴먼 원정대의 가슴 뜨거운 도전을 그린 이야기를 다룬다. 에베레스트 등정 중 사망한 박무택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에베레스트에 오른 엄홍길 대장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며 우리는 모두 알고 있는 이야기다.
영화에서 엄홍길 대장(황정민 분)은 에베레스트에서 하산하던 중 사망한 박무택 대원(정우 분)의 시신을 찾기 위해 과거 함께 산을 올랐던 대원들이 모두 모여 휴먼 원정대를 결성한다. 이들은 회사도 그만 두고 가족도 남겨 두고 히말라야로 모인다. 맨몸으로 오르는 것도 어려운 에베레스트에 꽁꽁 언 시신을 들고 내려와야 한다는 것은, 목숨을 내놓아야 할 만큼 생각보다 더 위험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이들은 오직 ‘동료애’로 산에 오른다.

이와 관련해 황정민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엄홍길 대장이 휴먼 원정대를 끝내고 돌아와서 쓴 책이 있다. 영화 중반쯤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그 책을 읽었다.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있다”며 “깨우침을 얻었다. 제일 중요한 건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모든 것들의 실마리가 풀려나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이후 시나리오에 없던 부분도 생겼다. 바로 무택의 시신을 찾은 엄홍길이 무택의 부인 수영(정유미 분)과 무전기로 산 위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부분. 시신을 옮기는 과정에서 원정대에 부상자가 속출했고, 이대로 하산을 강행할 경우 대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때 엄홍길 대장은 수영에게 “무택과 실종된 대원들도 중요하지만 지금 남아있는 대원들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응어리진 마음을 푸는 것보다 남겨진 대원들의 안전을 위하는 마음이었을 터다.
자연은 위대하고 사람은 그 앞에서 한없이 나약하다고들 한다. 그러나 ‘히말라야’가 말하는 메시지는 그 위대한 자연 중 하나인 히말라야로 이끌 만큼 위대한 사람의 마음이었다. 산에 오르는 것은 곧 자살 행위와 다를 바 없는 기상 악화에도 동료를 홀로 둘 수 없다는 마음은 결국 산을 오르게 한다.
이러한 인물들을 보고 있자면 내 주변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을까’, ‘과연 나도 그 순간 산에 오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정말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까지. 영화는 이러한 소중한 감정을 일깨우고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히말라야'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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