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의 강호동이 각본 없는 드라마를 썼다. 경기 내용을 봐서는 질 것이 분명했지만 경기 종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승리를 따낸 ‘반전의 사나이’였다. 이제 유도를 시작한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강호동으로서는 값진 승리였다.
지난 8일 방송된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에서는 강호동, 이재윤, 고세원, 이훈, 매드타운 조타가 경기도 회장배 생활체육 전국유도대회에 출전하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앞서 대학연합팀과 공식 경기에서 꿈에 그리던 첫 승을 따내긴 했지만 전국대회는 처음이었다.
경기장에 가기 위해 새벽부터 만난 이들은 한껏 긴장한 모습이었다. 멤버들이 긴장한 모습에 이원희 코치와 조준호 코치는 긴장을 풀어주려고 자신의 선수시절 경험담을 들려주기도 했을 만큼 다들 경직돼 있었다.
경기장에 도착하자마자 멤버들은 대진표부터 확인했다. 상대가 누군지 모르는 이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고 특히 강호동은 상대의 이름이 서무협이라는 걸 보고는 심상치 않은 느낌에 불안해했다. 강호동이 출전하는 무제한급 참가 선수들이 적어 한판만 이겨도 동메달이었다. 상대 이름에서 풍겨져 나오는 포스부터 달라 걱정하고 있는 가운데 결국 강호동은 상대 이름을 불러 누구인지 확인했다. 서무협은 예상 외로 순박한 얼굴이었고 이번이 두 번째 경기였다. 경기해볼 만한 상대였다.
이어 시합 전 무제한급 계체량 측정이 진행됐고 강호동은 계체량 측정도 긴장했다. 결국 제작진은 “시합 전보다 더 긴장한다”고 말했다. 예상대로 강호동은 가뿐히 계체량 측정에 통과했다.
본격적으로 시합이 시작됐고 이재윤, 고세원, 이훈에 이어 강호동이 나섰다. 유도기술에 씨름기술을 접목해 승승장구 하던 강호동은 긴장한 탓인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소극적인 모습 때문에 서무협에게 계속해서 공격을 당했다. 긴장 때문에 몸도 경직돼 제대로 공격 한 번 하지 못했다.
결국 강호동은 소극적인 경기태도로 지도를 받았다. 거기다 상대는 경기 종료 직전 유효까지 받아 강호동에게 불리한 상황이었고 멤버들은 망연자실해 있었다. 이때 심판이 ‘그쳐’를 외쳐 강호동에게는 공격할 시간 4초가 남아 있었다. 턱없이 짧은 시간이었지만 충분히 공격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강호동은 마지막 4초를 남겨두고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 눈 깜짝할 새 안아 돌리기를 해 절반을 얻었고 이어 누르기 공격을 하며 한판승으로 4강에 진출했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경기였지만 강호동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싸웠고 결국 극본 없는 드라마를 썼다. 비록 3개월밖에 연습하지 못했지만 맏형으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값진 승리를 따낸 ‘반전의 사나이’였다. /kangsj@osen.co.kr
[사진] KBS 2TV ‘예체능’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