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은 역사가 곧 스포다. 그런데 '육룡이 나르샤'는 그 전개를 모두 알고 보더라도 몰입되고, 매회 레전드를 경신하며 오히려 열기를 더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8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는 우왕(이현배)과 최영(전국환)이 이성계(천호진)에게 요동정벌을 명하는 모습이 긴박하게 그려졌다.
이에 정도전(김명민)과 이방원(유아인)은 이를 받아들이지 말고 정변할 것을 요구했으나, 끝내 이성계는 "우리는 명령을 따르는 군인이다"는 말로, 왕명을 거스르지 못하고 끝내 5만의 군대를 이끌고 요동정벌에 나서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들이 멈춰선 곳은 폭우로 물이 늘어나 도하가 어려워진 압록강 위하도였다.
역사책을 관심있게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성계가 이곳 위화도에서 회군해 권력을 잡고, 조선을 건국하는 첫 번째 왕이 된다는 스토리를 알고 있다. 때문에 이성계가 결국 이곳에서 고민 끝에 병력을 돌릴 것이라는 예상은 이미 충분했다.
하지만 이같은 역사적 사실에 가상의 인물과 극적인 상황들이 등장하며 재미를 더했고, 여기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로 인해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재미있는 시청이 가능할 수 있었다. 60분이 10분쯤으로 느껴질 정도로 몰입감도 높았다.
이후도 마찬가지다. 조선 건국 과정에서 죽는 인물들이나, 이후 이방원이 벌이는 왕자의 난 등이 보는 재미를 덜어내지 않을 것임에는 분명하다. 이방지(변요한), 무휼(윤균상), 분이(신세경) 등 만들어진 인물들이 어떤 스토리를 일궈낼지도 관심시다.
김명민, 천호진, 전국환, 유아인은 물론 병사 한 명까지도 사실 같은 연기를 펼쳐내고 있는 '육룡이 나르샤'가, 마지막까지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 gato@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