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혁, 그리고 밴드 혁오(오혁·임동건·임현제·이인우)는 올해 주목받은 1순위 뮤지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9일 오전 7시 기준, tvN '응답하라 1988'의 OST인 오혁의 '소녀'는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1위를 탈환해 질주 중이다. 이 드라마가 시작한 후로 OST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곡으로, 단순히 드라마의 인기 덕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그 롱런 성적이 두드러진다.
이에는 확실히 오혁과 드라마의 시너지가 작용했을 터다. 실제로 올해 오혁, 그리고 혁오의 음원 성적은 화려했다.
지난 9월 18일 데뷔 1주년을 맞은 혁오는 지난해 9월 발매한 데뷔앨범 ‘20’의 타이틀곡 ‘위잉위잉’과 5월 발매한 ‘22’의 타이틀곡 ‘와리가리’로 음원차트를 강타했다.
물론 이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덕이 컸다. 지난 7월 '무한도전'에 출연해 노래 몇 소절 불렀을 뿐인데, 이들의 음악은 차트를 역주행해 각종 음원사이트 실시간차트 1위를 휩쓸며 롱런 질주를 펼쳤다. 각종 행사와 공연에 섭외 1순위 가수로 떠오른 것은 당연지사였다.
이어 혁오가 타블로가 설립한 레이블 하이그라운드의 첫 번째 뮤지션으로 영입됐음이 공식적으로 알려졌다. 혁오라는 단단한 아티스트는 이렇게 수면 위로 올라와 마이너와 메이저의 벽을 허물었다. 하이그라운드의 프로듀서 코드쿤스트와 일리네어 레코즈 수장 도끼, 그리고 오혁이 함께한 '패러슈트' 역시 음원차트 1위를 찍었던 바다.
어떤 이들은 혁오의 인기를 이른바 '무도 빨'이라고 치부했고 이는 전혀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전부 맞는 말도 아니었다. 혁오는 '무한도전'에 출연하기 전부터 젊은이들이 가장 즐겨드는 음악, 뮤지션이 가장 좋아하는 음악, 홍대에서 가장 유행하는 음악 등을 꼽을 때면 항상 언급되던 뮤지션이다. 실력파 인디 밴드를 찾던 MBC ‘무한도전’ 제작진에게 발견된 것이지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신인시절 혁오의 공연을 보면 누가 봐도 그들이 잘 될 수 밖에 없는 뮤지션임을 알 수 있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혁오가 '무한도전'을 통해 폭풍처럼 인기를 얻자 "나만 알고 싶었는데 대세가 됐다", "나만 좋아하고 싶었는데 다들 좋아하니까 기분이 묘하다" 등의 웃지못할 반응들이 이어지기도 했다.
'무한도전'을 통한 차트 역주행에 이어 '응답하라 1988' OST로 남다른 감성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이 곡은 혁오의 보컬 오혁이 갖고 있는 특별한 힘을 보여준다. 오혁은 이문세와는 다른 분위기로 곡을 살려내면서 '소녀' 특유의 맑음, 순수함, 애틋함을 개성 있게 풀어냈다. 이 노래는 보컬리스트로서 오혁의 재능을 역시 다시한 번 느낄 수 있는 곡이기도 하다. 2015년 마지막까지 화려하게 음원차트를 장식한 혁오다. / nyc@osen.co.kr
[사진] 하이그라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