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상욱이 ‘실장님’이란 수식어를 걷어낸 지 오래다.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과시하며 진심을 다한 연기와 인간적인 솔직한 매력으로 어느새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미녀의 탄생’으로 2015년을 연 그는 올해만 해도 벌써 드라마 3편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이 드라마에서 바람을 피우는 남편에 대한 복수를 위해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 사라를 위해 든든한 키다리 아저씨 같은 따뜻한 면모를 보여줬다면, 이어진 드라마 ‘복면검사’에서는 능청맞은 성격으로 출세를 지향하지만 정의와 순정이 살아 있는 검사 하대철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대본에 그려진 캐릭터에 자신만의 매력을 더해 극에서 살아 숨 쉬게 만드는 능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복면검사’에서 특히나 여심을 사로잡았던 부분은 좋아하는 여자에게는 한결 같은 애정을 드러냈던 한 남자의 순정이었다. 이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겉으론 냉철한데 문자를 보낼 땐 하트 날리기를 빼먹지 않는 모습으로 뭇 여성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입꼬리를 올렸다. 정의를 사수하기 위해 복면을 쓰지만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는 애교 많은 반전 모습을 보여준 것.
다양한 표정 연기로 순간순간 적절한 감정을 이끌어내는 능력을 가진 주상욱은 자신의 매력적인 외모를 활용할 줄 아는 똑똑한 배우다. 출중한 연기력을 기반해 친근하고 매력적인 마스크로 로맨틱 코미디는 물론, 스릴러 휴먼 액션 등 그 어떤 장르도 ‘주상욱 화(化)’ 해낸다.
현재 출연하고 있는 드라마 ‘화려한 유혹’에서도 보좌관 진형우가 그를 통해 매력 있게 표현되고 있다. 지난 8일 방송에서 형우에게 이별을 선언하는 은수(최강희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은수는 딸 미래(갈소원 분)의 사고 후 줄곧 형우에게 떠나줄 것을 요구했다.
그럼에도 형우는 병원으로 찾아와 미래를 돌보고 은수를 챙겼다. 형우는 이런 은수를 붙잡았지만 은수의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딸보다 내 행복에 취해있던 날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날 놔줘 형우야. 온전히 죗값 치를 수 있게”라고 말하며 떠나는 은수에게 형우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섬세한 감정 연기로 눈물샘 자극했다.
이처럼 매 장면마다 감정선을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충실히 소화하는 주상욱은 거칠게 전개되는 극 안에서 시청자가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이끌어 호평을 얻고 있다. 자신이 잘하는 연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아는 현명한 배우임에 틀림없다.
주상욱은 연기를 할 때는 카리스마가 넘치지만, 일상에서는 장난기 많고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인간미를 과시한다. 인터뷰를 할 때도 배우로서 이미지 관리를 하지 않고, 언제나 솔직하게 툭툭 내뱉는 답변으로 ‘척하지 않는’, 내숭을 떨지 않는 솔직함을 드러낸다.
기존의 실장님 이미지에 코미디 배우의 옷을 한 겹 더 입은 주상욱. 결과적으로 그는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것, 그 이상의 매력을 드러내며 믿고 보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반전매력으로 안방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주상욱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purplish@osen.co.kr
[사진]'화려한 유혹'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