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프로그램에서 6살 연상 아내와 부부 생활을 거침없이 밝히는 권오중을 보며 흔히 ‘19금 토크’의 대가라고들 말한다. 하지만 그는 김구라의 말처럼 순수하게 아내와 아들,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감 없이 표현하는 세상에서 제일가는 ‘사랑꾼’이었을 뿐이었다.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의 '내 아내 나이를 묻지 마세요' 특집에는 권오중, 손준호, 김정민, 조연우가 출연했다. 특히 김국진과 동갑인 6살 연상의 아내를 가진 권오중은 MC들의 짓궂은 질문에도 능구렁이처럼 넘어가며 아내를 향한 사랑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그는 예능 출연이 유독 힘들다고 밝힌 것과 달리 뛰어난 입담으로 MC들은 물론, 방송을 지켜보던 시청자들도 빵빵 터지게 만들었다. 특히 그는 평범한 질문에도 남다른 대답을 내놓았는데, 가령 “인터뷰를 꼭 10시에 해야 한다고 했다던데, 이유가 뭐냐”라고 묻자 “아이 학교 보내고 여유 있는 시간이 10시다. 그 이후에는 아이랑 시간을 보내야 한다”며 ‘아들바보’의 면모를 뽐내는 식이다.
그의 대답을 들은 MC들이 “그게 아니라 주로 (부부관계를) 낮에 선호하신다고”라고 몰아가자 잠시 당황하는 듯하다 “저희 집에 오실 때는 되도록 12시 이후에 방문해달라”고 맞받아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다소 민망할 수도 있는 부부관계에 대한 질문에도 “예전엔 주 3~4회 했었는데, 지금은 2~3회 정도 하는 것 같다”라며 “아내가 뭘 배우기 시작하면서 좀 소홀해진 것 같다”며 솔직하게 밝혔다.
이어 “이런 말을 방송에서 하면 ‘왜 저러냐’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삶의 행복함에 있어 부부의 관계를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부부 사랑 전도사’라는 수식어에 맞는 소신을 전했다.
물론 그의 넘치는 사랑이 아내만을 향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아들이 어렸을 때부터 아팠었다. 다행히 큰 병은 아니었지만 또래보다 발달이 약간 늦어서 친구가 별로 없다”라며 “제가 아들의 친구다. 저의 하루는 아들로 시작해서 아들로 끝난다”라고 고백했다. ‘19금 토크’라는 자극적인 소재에 가려진 따뜻한 부성애가 그의 타고난 ‘사랑꾼’ 면모를 입증한 셈.
이날도 역시 권오중의 토크는 가족으로 시작해서 가족으로 끝났다. 방송 심의를 위해 '삐-처리'된 그의 멘트들에서 조차 아내를 향한 진한 사랑을, 그간의 장난스런 모습과 달리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아들의 친구가 되겠노라 밝히는 그의 얼굴에서 부성애를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 사랑꾼이자 아들바보로 따뜻한 사랑을 전파하는 그를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