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영화는 익숙하지 않다. 대사 안에 담겨 있는 산악 용어도 등산을 취미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다소 낯설 수 있다. 물론 정확한 뜻을 모르더라도 영화 ‘히말라야’(감독 이석훈)를 감상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 의미를 맥락상 해석할 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 하지만 더 꼼꼼한 이해를 돕기 위해 알고 보면 더 재밌을 용어 몇 가지를 살펴봤다.
◇정복이는 왜 ‘셰르파’로 오해받죠?
‘히말라야’에서 정복(김인권 분)은 국내 취재진으로 하여금 ‘셰르파’로 오해받는다. 국내 취재진은 앞서 다른 대원들에게는 한국어로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정복에게는 영어로 인터뷰를 진행한 것. 여기서 정복은 “저 한국 사람인데요?”라고 말한다. 이 장면만 보더라도 셰르파는 현지인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정확한 뜻을 살펴보면 셰르파는 티베트어로 ‘동쪽 사람’이다. 네팔의 종족이름이기도 하다. 현재는 히말라야 등산에 없어서는 안 될 등산안내자 즉 ‘도우미’란 의미로 쓰이고 있다. 영화에서도 셰르파는 원정대와 함께 히말라야 산을 오른다. 아무리 엄홍길 대장(황정민 분)이어도 그들 없이 산을 오르는 것을 만류할 정도로 위험한 일로 그려진다.
◇술잔이 나마스떼~
영화에서 엄홍길 대장을 비롯해 대원들은 산에 오르기 전에 한 식당에 모여 술잔을 기울인다. 이들은 특이한 건배사를 한다. 히말라야에 나서는 것과 걸맞게 “술잔이 나마스떼”라며 술잔을 부딪치는 것. ‘나마스떼’와 ‘남았을 때’의 비슷한 발음을 이용한 건배사다.
역시 정확한 뜻을 살펴보면 나마스떼는 인도 고대어로 ‘당신에게’라는 뜻이다. “내 영혼이 당신의 영혼에게 경배를 드립니다”라는 의미로, 연말 술자리에 응용하면 딱맞을 좋은 의미도 담고 있다. 영화가 개봉한 후 ‘내부자들’의 모히토를 잇는 유행어가 될 듯한 예감이다.
◇고산병이 오면 어떻게 되는데요?
영화에서 고산병이 온 대원들은 당장 등반을 지속할 수 없을 만큼 고통을 호소한다. 이 때문에 엄홍길 대장은 산에 오르기 전에 스노클을 착용하고 훈련을 시킬 정도. 고산병은 고도가 높은 해발 3000m 이상의 고산지대로 이동했을 때 산소가 희박해지며 나타나는 신체의 이상 반응을 뜻한다.
황정민은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질소가 들은 과자와 소주팩을 3000m 이상 가지고 올라가면 빵빵 터진다. 기압 때문에 팩보다 플라스틱을 가지고 가야 한다”고 말한 바. 3000m 이상의 고산지대의 상황을 조금이나마 가늠할 수 있었다.
한편 '히말라야'는 히말라야 등반 중 생을 마감한 동료의 시신을 찾기 위해 기록도, 명예도, 보상도 없는 목숨 건 여정을 떠나는 엄홍길 대장과 휴먼 원정대의 가슴 뜨거운 도전을 그린 이야기. 오는 16일 개봉. / besodam@osen.co.kr
[사진] '히말라야'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