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호가 왔다. 조용히 말 없이 입대했다가, 전역해 예비역 병장으로 안방극장에 돌아온 그는 영화 '변호인' 윤현호 작가와 합을 맞춰 시너지를 내며, 확실히 성공적인 복귀 신호탄을 쐈다.
지난 9일 첫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극본 윤현호, 연출 이창민, 이하 '리멤버')에서 유승호는 왜 시청자가 그를 '믿고 보는 배우'로 손 꼽는지를 새삼 깨닫게 했다. 군더더기 없는 섬세하고 절제된 연기, 감정을 담아내는 몸짓과 눈동자까지, 무엇하나 허투로 버릴 게 없었다.
유승호는 "제발 우리 아빠를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강렬한 첫 장면으로 초반부터 시청자의 몰입도를 최고치로 높였다. 이후 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빠 서재혁(전광령 분)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슬픔을 품었지만 덤덤한 모습을 유지해야 하는 아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표현했다. 특히 두 장면에서 확연하게 대조되는 유승호의 깊어진 동공연기는 그야말로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아들 진우(유승호)의 과잉기억증후군과 아빠 서재혁의 알츠하이머, 제보자였다가 갑자기 살인 누명을 뒤집어쓴 아빠를 변호해야 하는 변호사 아들이라는 재미있고 독특한 설정이 우선 흥미를 자아내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를 제작진은 효과적으로 배치해 기대감을 높였다.
또한 안하무인 재벌 3세의 만행을 화면에 담았다는 점에서 최근 흥행했던 영화 '베테랑'과 조태오(유아인)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들어, 이해도를 수월하게 만들었다. 이 덕분에 극중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재벌 2세 남규만 역을 맡은 남궁민의 연기에도 지속적으로 대중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제작진의 탄탄한 대본과 섬세한 연출, 유승호와 전광렬을 비롯한 모든 주조연 배우들의 명연기까지 착실하게 결합된 '리멤버'는 확실히 단 1회 방송 만에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한편, 억울하게 수감된 아버지의 무죄를 밝혀내기 위해 거대 권력과 맞서 싸우는 천재 변호사의 휴먼 멜로를 표방한 드라마 '리멤버'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SBS에서 방송된다. / gato@osen.co.kr
[사진] '리멤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