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성웅의 존재감이 폭발했다. 누구와 붙어도 착착 감기는 그의 연기 내공에 안방이 뜨겁게 반응하고 있는 것. 이쯤 되면 ‘케미요정’이라 불러도 무방할 듯 하다.
지난 10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극본 윤현호, 연출 이창민, 이하 ‘리멤버’) 2회에서는 박동호(박성웅 분)가 속물 변호사가 된 이유와 함께 서진우(유승호 분)와 인연을 맺게 되는 과정이 속도감 있게 전개됐다.
과거 박동호는 복서였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조폭이 되고자 했으나 조폭 두목인 석주일(이원종 분)의 충고를 받아들여 변호사가 됐다. 그는 석주일을 고소한 남규만(남궁민 분)을 찾아가서는 몸으로 부딪혔다. 부러진 이를 들고는 “이가 없으면 잇몸 아니냐”며 웃고, 핏대를 세우며 자신을 위협하는 남규만 앞에서도 할 말 다하는 그의 모습은 짜릿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또 그는 자신을 찾아와서는 막무가내로 아버지 서재혁(전광렬 분)의 변호를 부탁하는 서진우에게 돈을 가져오라고 말했다. 돈이면 무슨 사건이든 해결해주는 속물 변호사임을 숨김없이 드러낸 것. 하지만 서진우가 어렵게 1억을 구해와도 그의 반응은 냉담했다. 떨어지는 칼날은 잡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방송 말미 박동호는 2차 공판일 보라색 재킷을 입고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위풍당당하게 법정 안으로 들어서서는 서진우를 향해 “많이 기다렸지?”라고 윙크를 하거나 판사를 향해 “서재혁 피고인의 변호인입니다. 오늘부터”라고 선언하는 모습은 모두의 시선을 압도할 정도로 카리스마가 넘쳤다. 극을 아우르는 박성웅의 존재감이 제대로 빛을 발한 것.
박성웅은 그간 다수의 영화에서 선굵은 연기를 보여준 연기파 배우로, 영화 ‘신세계’에서 박성웅이 연기한 이중구는 아직도 많은 대중들에게 회자되는 캐릭터로 손꼽힌다. 이 때문인지 박성웅은 착한 역을 맡아도 마치 악역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하는데, 박동호 역시 이에 속한다. 박동호가 서재혁을 변호하기 위해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믿을 수 없다”, “배신 할 것 같다”는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그만큼 박성웅이 도통 속을 알 수 없는 박동호라는 인물을 너무나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리고 ‘신세계’는 물론이거니와 최근 출연했던 드라마 ‘신분을 숨겨라’, 영화 ‘찌라시’, ‘무뢰한’, ‘살인의뢰’ 등 유독 남자 배우들과 연기 합을 많이 맞췄던 박성웅은 이번 ‘리멤버’에서도 남궁민, 이원종, 유승호 등 출연 남자 배우들과 쫀쫀한 연기 호흡을 보여줘 극적 몰입도를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신분을 숨겨라’에서 같은 팀원으로 활약했던 이원종과는 끈끈한 믿음을, 유승호와는 불꽃 튀는 연기 대결을 보여줘 극찬을 이끌어냈다. 또 절대 악인으로 등장하는 남궁민과 마주할 때는 상황에 따라 냉탕과 온탕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줘 다시 한 번 남다른 내공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이제 막 2회를 끝마친 ‘리멤버’는 앞으로 악인에 맞서는 유승호와 박성웅을 통해 진한 감동과 재미를 동시에 선사할 예정. 물론 그 속에는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녹이는 반전 스토리도 존재하는데, 과연 박성웅이 박동호라는 캐릭터를 통해 얼마나 더 짜릿한 존재감을 뽐낼지 기대가 더해진다. /parkjy@osen.co.kr
[사진] ‘리멤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