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거나 저러거나, 역시 tvN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는 가장 큰 재미는 예상치 못했던 러브라인을 이다. 끝까지 그 결과를 예상할 수 없는 주인공 남녀의 삼각 로맨스, 거기에 의외의 지점에서 뻗어나간 사랑의 짝대기로 연결된 주변 인물들의 반전 로맨스까지. '응답하라' 시리즈에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높여주는 러브라인이 가득하다.
세 번째 시리즈인 '응답하라 1988'도 마찬가지다. 러브라인을 활용하는 제작진의 기술(?)은 3년을 거쳐오며 더 높은 수준으로 진화했다. 예컨대, 처음에는 '어남선'(어차피 남편은 선우)이라는 별명이 나올 정도로 주인공 덕선(혜리 분)의 남편으로 유력했던 선우( 고경표 분)가 사실은 덕선의 언니 보라(류혜영 분)의 짝이었던 점, 또 보라를 짝사랑한다고 여겨졌던 정봉(안재홍 분)이 혜리의 친구 미옥(이민지 분)과 운명적인 사건으로 얽힌 점들이 그렇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지점으로 뻗어나가는 로맨스에 시청자들은 열광하고 있다. 반전이 주는 즐거움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리해봤다. 많은 이들이 '연결되기'를 원하는 '응답하라 1988'의 러브라인들. 단, 이미 연결된 커플은 제외했다.
1. 덕선♥정환
덕선(혜리 분)이와 정환(류준열 분)이는 아마도 가장 많은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커플일 것이다. 2회 경주 수학여행 에피소드에서 두 사람은 이미 단 둘이, 골목길에서 러브라인을 예감케 하는 사건을 겪은 바 있다. 이후 덕선에 대한 정환의 마음은 무럭무럭 자라 표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강남에서 전화를 한 덕선의 부름에 쏜살같이 달려나가고, "소개팅을 할까, 하지말까?"를 묻는 덕선의 말에 "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할 줄 아는 정환은 그야말로 여성들이 원하는 '나에게만 착한 나쁜남자'다. 쌍문동 골목길에 서 매일 티격태격하며 자라 온 덕선과 정환은 많은 이들의 예상처럼 이어질 수 있을까?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정환의 앞에 선우에 이은 새로운 라이벌 택(박보검 분)이 부상했기 때문.
2. 덕선♥택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바둑 외에는 할 줄 아는 게 없어 친구들에게 늘 "등신"이라는 말을 듣는 택(박보검 분). 택은 골목 친구들에게는 어린아이 취급을 받으며 보살펴줘야하는 동생처럼 여겨지지만, 바둑 계에서는 모두의 존경을 받는 전설이다. 이처럼 어린아이 같기만 했던 택이 최근들어 동네 친구 덕선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또 그는 "덕선이 어떠냐"는 친구들의 질문에 "난 좋아. 나 덕선이 좋 아해. 친구가 아니라 여자로 좋아"라고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 덕선을 좋아하고 있는 또 한 사람, 정환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했다. 현재 덕선은 정환이나 택을 향해 어떤 마음을 드러내고 있지는 않은 상황. 그러나 택의 중국 원정경기에 따라가 그를 살뜰하게 보살피는 따뜻한 마음씨를 보여준 그가 택에 대해 다른 마음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이 많은 이들의 기대다.
3. 봉황당♥선우엄마
선우 아빠 봉황당 무성(최무성 분)과 선우 엄마 선영(김선영 분)은 최근 어린 시절 한 동네에서 자란 사이라는 점이 밝혀져 놀라움을 줬다. 사실, 두 사람의 관계는 방송 초반부터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았다. 각자 배우자를 잃고, 자녀만을 바라보고 사는 중년 남녀라는 점에서 그랬다. 특히 부상을 당한 택이 아빠를 가장 잘 돌본 이는 선우 엄마로, 머리를 감지 못한 택이 아빠의 머리를 감겨주고 마주앉아 밥을 먹는 장면을 연출하며 러브라인의 불씨를 더욱 당겼다. 그 뿐인가? 집이 경매로 날아가게 생긴 상황에서 돈이 필요했지만 이를 말하지 못하는 선우엄마에게 택이아빠는 "선영아"라고 박력있게 이름을 부른 후, 필요한 돈을 빌려주겠다고 말해 보는 이들을 설레게 했다.
4. 동룡♥자현
다들 러브라인이 있는데, 동룡(이동휘 분)이도 없으란 법이 있나? 앞서 동룡은 경주 수학여행에서 덕선의 친구 중에 장만옥과 왕조현이 있다는 꼬임에 빠져 쌍문여고 수학여행 장기자랑 무대에 선 바 있었다. 첫 만남 당시 동룡과 덕선의 두 친구, 미옥(이민지 분)과 자현(이세영 분)은 서로에게 데면데면하게 굴며 고개를 돌려 웃음을 자아냈었다. 하지만 미옥이 정봉과 이어진만큼, 또 다른 친구 자현이 다른 친구와 러브라인을 이루지 못할 이유가 없다. 쌍문동 골목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유쾌하고 눈치가 빠른 동룡과 역시 유쾌하고 조숙한 자현이 혹시 연결된다면 또 다른 반전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다.
5. 택♥진주
일찌감치 고개를 들었던 택과 진주(김설 분)의 '러브라인설'. 진주는 아직 '국민학교'에도 들어가지 못한 코흘리개지만, 택의 모델 이창호 9단이 실제로 11세 연하와 결혼을 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가설 중 하나다. 특히 현재로서는 '어남류'에 무게가 가 있는만큼 '응답하라' 시리즈의 오랜 시청자 중에는 '어남류'가 이뤄지고, 혼자 남은 택이 진주와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상당하다. /eujenej@osen.co.kr
[사진]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