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지나버린 시점 때문에 진정성이 왜곡된 걸까. 배우 윤은혜가 표절 의혹이 불거진 후 3개월여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90도로 고개를 숙였지만, 여론은 여전이 부정적이다. 윤은혜가 들고 있던 협찬 가방 탓은 아닐까.
윤은혜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에서 진행된 한 패션 브랜드의 홍보 행사에 참석했다. 지난 9월 불거진 표절 논란 이후 3개월여 만에 국내 행사에 참석, 대중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번 논란에 대해 그동안 워낙 국내 대중과의 소통이나 명확한 해명이 없었기에 이날 윤은혜가 어떤 말을 할지는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긴장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선 윤은혜는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 90도로 인사했다. 당초 윤은혜의 소속사는 논란 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등장하는 만큼 사과 멘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해당 행사 브랜드에서는 프로모션 행사인 만큼 멘트 없이 90도 인사만 하자고 제안했다. 그럼에도 윤은혜는 이 자리에서 "죄송하다"라고 사과의 뜻을 전하게 됐다. 이후 윤은혜는 긴장을 풀고 밝은 미소로 인사를 전했다.
결국에는 사과를 하게 된 윤은혜, 이를 계기로 그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얼마나 변했을까.
윤은혜 측이 예상을 했든 하지 못했든 공식사과 후에도 그를 향한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고 부정적이었다. 논란이 있은 후 3개월의 시간 동안 윤은혜는 국내 대중과 제대로 소통을 이어오지 못했다. 중국에서는 SNS로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소감도 올리고, 화보 및 인터뷰도 공개됐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입장 정리 중"이었기 때문에 부정적인 여론을 더욱 악화시키는 꼴이 됐다. 사과나 정확한 해명이 필요했던 시점이 한참 지난 후, 패션브랜드 홍보 행사에 참석해 사과를 한 것은 지나치게 늦은 감이 있다는 것이 대중의 반응이다.
특히 윤은혜가 협찬 가방을 손에 꼭 쥐고 고개 숙이는 모습 또한 네티즌의 비난의 타깃이 됐다. 물론 윤은혜는 그가 모델로 있는 브랜드의 행사에 참석한 것이고, 해야 했던 일에 최선을 다한 것이겠지만 사과하는 분위기에서는 그리 좋지 못한 선택이었다. 소속사 측에서는 이 자리에서 윤은혜가 사과 인사를 하는 게 당연한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를 하는 게 당연했다면 왜 3개월이나 지난 후 패션브랜드 행사를 통해서였냐는 것.
'당연한 사과'였다면 더 일찍 홍보 행사가 아닌 곳에서 입장을 밝히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seon@osen.co.kr
[사진]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