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3에 대한 요청이 벌써부터 시청자들 사이에서 뜨겁다. 바닷가의 아침처럼 잔잔하고 조용하게, 때로는 톡 쏘는 김치찌개 맛처럼 강렬한 재미를 안겼던 '삼시세끼-어촌편2'가 막을 내렸다. 이로써 '삼시세끼'는 본편인 정선편과 스핀오프 격인 어촌편이 각각 2회 씩의 시즌을 선보인 후 잠정 종영했다. 물론 시즌3의 가능성은 열려있는 상황.
그간 '차줌마' 차승원이나 '참바다씨' 유해진, 머슴 손호준 셋의 '케미스트리'는 나영석PD가 연출한 여느 예능 프로그램 멤버들 보다 뛰어났다. 너무도 다른 두 만재도 부부의 성격과 온순하면서도 존재감있는 손호준의 활약은 정선편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만들며 인기를 얻었기에 이별에 대한 아쉬움이 크게 남는 편이다.
지난 11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어촌편2' 마지막회에서는 마지막 찰영 후 서울 모처 횟집에서 다시 한 번 모이는 '삼시세끼-어촌편'의 세 고정 멤버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의 모습이 그려졌다.
세 사람은 만재도 삼대장 중 유일하게 먹어본 문어를 제외한 참돔, 돌돔을 횟집에서야 맛보게 됐다. 회와 함께 이들은 제작진이 정리한 이야기를 들으며 그간 보냈던 만재도에서의 시간을 회상했다. 거기에 방송되지 않았던 미방송분 영상들과 재밌었던 장면들이 보태졌다. 진정한 의미에서 감독판이었던 셈이다.
감독판 '삼시세끼-어촌편2'에서는 '요리머신' 차승원이 그간 만든 음식이 총 29끼 80개 메뉴였다는 통계를 공개해 놀라움을 줬다. 차승원 스스로도 생각보다 많은 메뉴에 놀라움을 표할 정도. 세 사람이 가장 많이 먹었던 음식은 깍두기였고, 그 다음이 눌은밥, 달걀말이였다. 손호준은 "내가 (깍두기를) 한 여섯번은 푼 거 같다"고 말하며 만재도 식구들의 깍두기 사랑을 인정했다.
세 사람이 가장 맛있게 먹었던 만재도에서의 음식은 의외로 김치찌개였다. 만재도에서 첫날 제작진 몰래 참치 등 재료를 가져와 만들어 먹은 것이었는데, 당시에는 "참치 맛이 난다"는 제작진의 지적에 "액젓을 넣은 것이다"라고 속이는 데 성공했었다. 특히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은 각자 개별 인터뷰에서 "김치찌개"를 동시에 꼽으며 "숨겨와서 먹은 너무 맛있었다", "그 상황이 너무 재밌고 기억이 난다"고 말해 놀라움을 줬다. 어느덧 같은 추억을 공유하게 된 이들의 모습이 훈훈함을 자아냈다.
3대장 중 참돔과 돌돔을 잡아보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만재도 생활을 하며 늘 낚시를 담당했던 '참바다씨' 유해진은 "TV에서 낚시채널이 나오면 그냥 패스한다"고 하면서도 "돌돕 잡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도 좀 보고 싶었고. 나한테는 환상의 물고기, 마음 속의 물고기로 남았다"고 말해 아련함을 줬다.
만재도의 또 다른 식구, 산체 벌이의 근황은 많은 시청자를 뭉클하게 했다. 벌이와 산체는 각각 다른 주인의 집에서 살게 됐는데, 산체는 TV에서 벌이가 나오면 달려가 물끄러미 바라봤고, 벌이는 유해진이 만들어 준 캣타워에 잘 적응했던 덕분에 새로운 캣타워에서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또 만재도에서 사람들이 모두 짐을 챙겨 나간 뒤 아쉬운 듯 소리를 지르는 벌이의 비하인드 영상은 시즌2의 종영을 실감케 만들었다.
방송 말미 유해진과 차승원은 나영석PD가 '꽃보다 청춘' 촬영차 아이슬란드로 떠난 사실을 전해 들으며 "우리가 아이슬란드에서 할 줄 알았다. '꽃보다 밥', '꽃보다 세끼'가 있을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차승원은 "그럼 뭐 먹고 해? 거기는 사서 먹어? 돈은? 거기서 뭐 잡아 먹으라고 하면 안되느냐"며 '꽃보다 청춘'의 포맷을 헷갈려 하기도. 말이 씨가 된다고, 이 김에 '꽃보다 세끼'를 찍어보는 건 어떨까? 만재도 세 식구의 재회를 기대해 본다.
한편 '삼시세끼-어촌편'은 도시에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한 끼를 낯선 어촌에서 어렵게 해보는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 당초 '삼시세끼-정선편'의 스핀오프로 제작됐으나, 인기에 힘입어 시즌2까지 제작됐다. 11일 10회로 종영했다. /eujenej@osen.co.kr
[사진] '삼시세끼-어촌편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