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남류’도 ‘어남택’도 다 잊어버렸다. 바로 ‘응답하라 1988’에서 연상연하 커플로 활약하고 있는 고경표와 류혜영의 키스신이 방송된 순간 말이다.
지난 11일 방송된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 11화에서는 골목길 데이트 중 첫 키스를 나누는 보라(류혜영 분)와 선우(고경표 분)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방송 후 ‘어남류’냐 ‘어남택’이냐 남편 찾기보다 더욱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11화 명장면으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은 것은 ‘응답하라’ 시리즈다운 화끈한 키스신이었기 때문. ‘응답하라 1997’에서 화끈한 키스신을 선보였던 서인국과 정은지, ‘응답하라 1994’에서 정우와 고아라에 이어 ‘응팔’에서는 메인커플보다 먼저 보라와 선우의 키스신이 성사됐다. “‘응답하라’ 시리즈 중 역대급이 아니냐”는 감상평이 잇따랐다.
이 같은 폭발적인 반응은 ‘센 여자’ 보라와 부드러운 선우의 평소 모습이 전복되면서 설렘을 자아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보라는 전 남자친구에게 “차갑고 인정머리 없는 계집애”라는 모진 소리를 들을 만큼 손 하나도 잡지 못하게 했고, 결국 그 이유로 이별했다. 그러나 선우에게만큼은 달랐다. 먼저 손을 잡고, 달라진 안경을 알아채고 “예뻐요”라며 칭찬한 선우의 앞에서 부끄러운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한 것. 여기에 “키스해도 돼요?”라는 결정타에는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이처럼 선우에게는 얼음공주 보라의 마음을 녹이는 ‘심쿵’ 포인트가 있다. 쌍문동 친구들이 모두 무서워하는 보라였지만 유독 선우만은 그런 적이 없었다는 건 ‘응팔’을 유심히 봐왔던 시청자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선우는 보라의 차가운 모습 뒤에 따뜻함이 있음을 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마음을 “누나는 따뜻한 사람이에요”라며 오롯이 전해왔다.
또한 세심함까지 한 스푼 더했다. 동그란 안경이 더 예쁘단 말에 안경을 바꾸고 온 보라를 알아본 것. 이런 작은 디테일은 알아차리기 쉽지 않은데 그만큼 선우는 보라의 모든 것에 늘 관심을 열고 있었다는 걸 의미한다. “예뻐요”라는 돌직구 칭찬도 한 스푼 곁들였다.
역대급 진한 키스신으로 불리는 장면이지만 늦은 밤 골목길을 배경으로 깔리는 음악이 신의 한수로 꼽히고 있다. 두 사람의 키스신은 들국화의 ‘매일 그대와’와 어우러지며 진한 감성을 불러일으켰다.
‘응답하라’ 시리즈답게 이전까지 ‘어남류’인가 ‘어남택’인가 치열하게 고민하던 차, 보라와 선우의 키스신은 그 고민도 싹 잊게 만들만큼 심장에 강력한 한 방을 날렸다. / besodam@osen.co.kr
[사진] '응팔'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