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응팔', 라미란이 또 울렸다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5.12.12 13: 35

"엄마가 영어를 읽을 줄 몰라."
잔잔해서 더 슬펐다.
매회 심어둔 '남편 찾기' 코드와 함께, 정감 넘치는 쌍문동 다섯 가족의 가슴 절절한 에피소드로 눈물샘을 자극하는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1988'(이하 '응팔'). 이번에는 또 라미란이 예고없는 한방으로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응팔'(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11회에서는 한때 금융권에서 잘나갔다던 라미란(라미란 분)의 다소 충격적인 과거가 드러났다. 15세때부터 일수꾼으로 활동했다는 사실과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밖에 졸업하지 못했단 사실.
이를 덤덤하게 이야기하면서, 라미란이 '최고'라고 이야기하는 김성균(김성균 분)의 모습, 그리고 여기에도 크게 놀라지 않는 듯한 정봉(안재홍)의 표정까지도 잔잔한 울림을 자아냈다.
눈물샘을 터뜨렸던 장면은 여권 에피소드다. 일본여행 잔금을 치르러 여행사에 갔던 아들 정환(류준열)이 엄마의 여권 속 영어 이름을 묻는 전화를 시도했지만, 이를 자꾸만 회피하던 라미란.
결국 3번째 전화 연결에서 툴툴대며 다그치는 정환에게 라미란은 "엄마가…사실 영어를 몰라"라고 웃는다. 이 장면은 작위적이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은, 그저 어쩌면 우리네 주변에서 있을법한 사소한 이야기였음에도 라미란의 사실감 넘치는 연기와 결합돼 진한 감동을 안겼다.
이어 무뚝뚝하게 군밤을 사온 정환과, 엄마 라미란의 여권 영어 스펠링 밑에 한글로 발음을 꼼꼼하게 새겨놓은 정환의 배려가 결합돼 눈물을 쏟게 만들었다.
앞서 라미란은, 정봉의 수술이 끝나고 건강하게 낳아주지 못한 자신을 오히려 책망하며 미안해하는 모습으로 모두를한 차례 울렸던 터. 라미란은 이렇게 극중 유머러스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서도, 불쑥 예고없는 감동을 안기며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 gato@osen.co.kr
[사진] '응답하라1988'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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