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가장 쓸 데 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이라는 인터넷 유행어를 바꿔야 할 듯 하다. 세상 쓸 데 없는 걱정 중 하나가 ‘무한도전’ 걱정인 듯 보인다.
‘무한도전’이 전 멤버였던 노홍철과 길의 복귀 논의를 다음 기회로 미뤘다.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킬 것을 우려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삭제했던 제작진은 ‘그 녀석’ 노홍철과 ‘그 전 녀석’ 길에 대한 짧은 언급으로 구체적인 논의의 장을 열지 않았다. 제작진이 두 사람의 합류 여부에 대한 확실한 말을 할 때까지 시끄러운 잡음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나 언제나 그러했듯이 '무한도전'은 계속 방송을 이어갈 터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초미의 관심사였던 노홍철과 길의 복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일주일 전 방송과 트위터를 통해 두 사람에 대한 의견을 받겠다고 했던 제작진의 예고와 다른 그림이었다.
유재석은 한 시청자가 노홍철의 복귀를 바라는 글을 올리자 “이것들은 저희들이 쉽게 결정할 이야기는 아니다. 언젠가 해야 할 이야기”라고 짧게 언급했다. ‘무한도전’의 근황을 이야기하는 ‘무한 뉴스’를 통해 언급된 것도 아니었고, 시청자들의 불만을 듣는 자리에서 짧게 이야기를 꺼낸 것뿐이었다. 일주일 전 예고만 봤을 때 본격적인 이야기를 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는 전개였다.
김태호 PD는 지난 6일 설문 조사 글을 올린 이유에 대해 OSEN에 “올 한 해를 정리하는 ‘무한 뉴스’에서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에 대답하고, 다양한 의견을 듣는 선에서 진행한 것이다. 위기니 노홍철 복귀니 하는 얘기들이 나오는 원인을 찾아보고 2016년 극복방안 얘기하는 곳에 쓰일 자료”라고 알렸다. 다만 삭제한 이유에 대해 “오해를 불러일으키느니 삭제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
제작진이 설문 조사를 진행한 이유가 두 사람의 복귀 여부를 묻는 차원이 아니라 일주일 후 방송될 위기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를 위함이었다는 것. ‘무한도전’은 오는 19일 정형돈의 잠정적인 하차로 빈자리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불거진 위기설에 대해 언급할 예정. 김태호 PD의 설명대로라면 그 과정에서 노홍철과 길의 복귀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또 있을 가능성도 있다.
사실 제작진이 두 사람의 복귀를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두 사람의 복귀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심지어 정형돈이 건강 이상으로 잠정적으로 하차하며 이 프로그램은 또 다시 홀수 멤버인 5명으로 꾸려지게 됐다. 원년 멤버인 노홍철의 복귀를 바라는 목소리가 상당히 크고, 길 역시 복귀를 하는 것인지 아닌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선긋기가 필요하다는 시청자들의 바람이 이어지고 있는 것.
물론 제작진과 멤버들이 ‘알아서 하겠거니’라면서 괜한 잡음을 만들지 말라는 여론도 상당하다. 11년여 동안 방송되며 출연자의 변화가 이뤄질 때마다 어지간히 시끄러웠던 ‘무한도전’은 또 다시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내부 제작 상황과 상관 없이 멤버 변화 가능성에 대한 추측과 요청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한동안 꽤나 시끄러운 시기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정해진 것은 단 하나도 없지만 분명한 사실이 하나 있다. 노홍철이 돌아오든 돌아오지 않든, 길이 돌아오든 돌아오지 않든, 이 같이 ‘언젠가 논의할 부분’이라는 불명확한 기조가 계속 이어지든 ‘무한도전’은 언제나 그렇듯 시끄러운 분위기 속에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아니기 위해 잘 굴러갈 것이다. 제작진과 멤버들이 12일 방송된 ‘무한 뉴스’와 ‘불만 제로 특집’에서 끊임 없이 웃음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밝혔듯이 말이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