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3인조가 등장했다. 유쾌한 힙합 스웨그로 7천여 명의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유부남 힙합 그룹 에픽하이가 흥겨운 힙합 열기로 12월을 후끈 달궜다.
에픽하이는 11~12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콘서트 '전설의 3인조'를 열고 이틀간 7천여 명의 팬들을 맞았다. 공연의 달 12월을 맞아 힙합 팬들을 위한 한마당을 마련했다.
멤버들은 '원'을 시작으로 '브레이크 다운', '부르즈 할리파'로 공연의 포문을 열였다. 1층 스탠딩 관객들은 물론 2~3층 관객들은 순식간에 어마어마한 힙합 열기를 뿜어 냈다.
노래를 마친 에픽하이는 재치 있게 자신들을 소개했다. 먼저 DJ 투컷은 "전설의 애아빠. 손으로 모든 걸 말하는 남자 DJ 투컷입니다"는 소개를 받았다.
이어 미쓰라진은 "전설을 목격하러 오신 여러분, 사실 전설은 바로 여기 계신 여러분이다. 전 미쓰라진입니다. 전설의 막내이자 귀염둥이"라고 외쳤다.
타블로는 "한때 전설의 고향이 될 뻔했던 에픽하이가 여러분 덕분에 전설의 3인조가 됐다. 저는 에픽하이의 1/3이었는데 최근엔 하루아빠로 알려진 타블로입니다"고 인사해 웃음을 자아냈다.
에픽하이의 이번 콘서트에는 초호화 게스트들이 대거 등장했다. 소속사 후배인 이하이는 '패리스'와 '춥다'로 에픽하이와 입을 맞췄다. 이하이의 솔 가득한 목소리와 에픽하이의 쫄깃한 랩은 환상적인 조화를 이뤘다.
JYJ 김준수가 무대에 오르자 팬들은 뜨겁게 열광했다. 김준수는 마치 콘서트인 것마냥 신곡 '오에오'를 열창했다. 그리고는 뮤지컬 '드라큘라'의 넘버와 '꽃'으로 열기를 이어갔다. 에픽하이 팬들은 순식간에 김준수의 팬이 됐다.
에픽하이와 돈독한 우정의 윤하도 빠질 수 없었다. 윤하는 '1분 1초'와 '헤픈엔딩', '편곡표'와 '러브러브러브', '우산'까지 에픽하이 멤버들과 함께 무대를 꾸몄다. 어느새 에픽하이는 혼성그룹이 됐다.
넬의 김종완이 무대에 나타나자 팬들은 또다시 환호성을 내질렀다. 김종완과 타블로는 지난해 발표한 '아모르파티'로 호흡을 맞췄다. 이어 '렛잇 레인'이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김종완의 이름을 연호했다. 김종완은 "오늘 공연 기분 좋다. 다음에 또 오겠다"며 활짝 웃었다.
압권은 에픽하이의 패러디 무대였다. 공연 타이틀에 맞게 에픽하이는 '전설의 3인조'로 변신했는데 이수만-양현석-박진영, S,E.S, 소방차, 더콰이엇-도끼-빈지노로 거듭나 웃음을 안겼다.
특히 타블로는 H.O.T의 '전사의 후예', 투컷은 박진영의 '그녀는 예뻤다', 미쓰라진은 양현석의 '악마의 연기' 무대를 펼쳐 두 배의 볼거리를 선사했다. 에픽하이의 센스에 관객들은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공연 말미 에픽하이 특유의 'HIGH'한 에너지가 폭발했다. '하이 테크놀로지', '뉴 뷰티풀', '팬'으로 이어지는 무대에 현장 관객들 모두 기립으로 화답했다. 방방 뛰는 관객들과 멤버들 덕분에 공연장은 힙합 스웨그로 가득찼다.
에픽하이는 팬들과 함께 가족사진을 찍으며 공연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이쯤 되면 에픽하이의 콘서트, 믿고 즐기는 힙합 종합 선물세트나 다름없다. /comet568@osen.co.kr
[사진] YG, 씨제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