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의 강도는 여전히 세다. 늘 자신과의 싸움을 펼쳐야 하고,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이를 악물어야 할 때가 많다. 그 결과 조금씩 성장하는 자신과 마주하기도 하고, 해냈다는 뿌듯함으로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한다. 이번 비담주벽 역시 마찬가지였다. 고소공포증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비담주벽에 성공한 여제자들은 극한의 상황 속에서 서로를 다독일 줄 아는 동료애를 느낌과 동시에 도전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깨닫게 됐다.
지난 12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토요일이 좋다-주먹쥐고 소림사’(이하 ‘소림사’)에서 여자 팀은 담력과 평형감각을 익히기 위해 8m 지붕 위를 달리는 비담주벽을 배웠다. 이에 앞서 5m 높이의 난간 걷기를 먼저 시도했는데, 최정윤, 하재숙, 유이, 임수향은 고소공포증을 토로하며 걱정을 했다.
난간에 오른 하재숙은 발을 떼자마자 엄습한 공포감에 “너무 무섭다”고 소리를 내질렀다. 내 안의 공포와 얼마나 담대하게 직면할 수 있느냐의 문제 앞에서 하재숙은 어떻게든 해내려 애를 썼다. 이런 하재숙을 지켜보는 사형과 여제자도 조마조마하긴 마찬가지.
특히 유이는 한 순간도 하재숙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손을 꼭 쥐고 하재숙이 무사히 성공을 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유이의 눈에도 눈물이 고여있었다. 스스로와의 약속을 위해 전진을 멈추지 않았던 하재숙은 결국 난간 걷기에 성공했고 동료들은 모두들 크게 박수를 치며 “잘했어”, “멋있다”를 외쳤다. 유이는 박수를 치던 중 터져버린 눈물 때문에 고개를 돌렸다.
이후 유이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하재숙이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걱정을 많이 했노라고 털어놨다. 그리고 “언니가 계속 우시면서도 앞으로 가시고, 나중에는 사부한테 ‘제가 할게요’라고 하며 손을 딱 뻗는데 감동을 받았다”고 눈물을 흘린 이유를 밝혔다. 마치 자신의 일인 듯, 온 마음을 다해 하재숙을 응원하고 걱정했던 유이의 따뜻한 진심이 오롯이 느껴지던 순간이었다.
하재숙에 이어 난간 위에 오른 유이 역시 높이에 대한 공포감이 있었다. 평소 운동 잘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유이였지만, 자동적으로 “진짜 무섭다”는 말이 튀어나올 정도로 5m의 높이는 상상 이상의 두려움을 안겼다. 그럼에도 유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 씩씩하게 난간을 걸으며 스스로 고소공포증을 극복해냈다.
난간 걷기를 성공한 여제자들은 바로 8m 높이의 지붕 위 걷기에 도전했다. 이 때도 서로를 위하는 여제자들의 끈끈한 정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맨 먼저 도전을 한 임수향은 성공을 했다는 안도감으로 인해 지붕에서 내려오자마자 눈물을 흘렸는데, 이를 간파한 언니들은 임수향을 따뜻하게 다독였다. 그리고 임수향은 혹여 자신 때문에 이후 도전자들이 겁을 먹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좋아서 울었다”고 아무렇지 않은 척 했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또 지붕 끝에서 살짝 삐끗한 하재숙과 오정연 등을 볼 때는 함께 가슴 철렁해하고, 마치 무협 영화를 보는 듯 안정적인 자세를 보여준 페이와 구하라에게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모습에 처음부터 포기 선언을 했었던 최정윤까지 도전을 해보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무서워도 도전 해볼만한 가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결국 마지막 멤버인 구하라까지 부담감을 이겨내고 지붕 위 걷기에 성공, 기대 이상의 감동과 재미를 안겼다. 그리고 이는 다음 방송을 통해 공개될 수상 경공에 대한 기대감까지 불러 일으켰다.
한편 ‘주먹쥐고 소림사’는 무림에 뜻을 가진 스타들이 중국 소림사에 입성, 그 속에 녹아들어 진정한 소림제자가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 parkjy@osen.co.kr
[사진] '소림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