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많은 3인조가 있다. 그런데 이들처럼 스위치를 껐다 켠 것 마냥 확 달라지는 반전매력을 갖춘 3인조는 또 없을 것이다. 예능감도 무대장악력도 모두 클래스가 다른 에픽하이가 단독 콘서트를 맞아 백스테이지 현장과 오프닝 무대를 공개했다.
지난 12일 오후 네이버 V앱을 통해 방송된 ‘에픽하이 콘서트 백스테이지&오프닝 라이브’에서는 에픽하이가 공연을 30분 앞둔 친근한 모습부터 무대 위 카리스마가 폭발한 모습까지 다양한 매력을 드러냈다.
보통 힙합그룹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백스테이지 현장이 있다. 클럽처럼 다소 껌껌하고, 공연을 준비하는 곳이라기보다는 파티 같은 그런 화려한 이미지 말이다. 에픽하이 멤버들도 이런 이미지를 알고 있었다. 타블로는 “난장판 같고 뮤직비디오에서 나오는 그런 걸 상상하셨을 거다. 하지만 에픽하이의 백스테이지는 지금이 그나마 꾸민 거다. 부럽다”며 웃음 지었다.
그의 말처럼 에픽하이의 대기실은 일단 환했다. 하얀 소파가 놓여있었고, 멤버들은 차분하게 앉아 차를 마셨다. 여유로움도 느껴졌다. 그도 그런 것이 지금까지 100번이 넘는 단독 콘서트를 펼쳐온 이들이다. 타블로는 팬들의 댓글을 읽으며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고, 미쓰라는 바나나를 이용해 막간의 먹방을, 투컷은 가정사를 털어놓겠다며 둘째 딸 소식을 전했다. 당사자들은 할 말이 없다며 방송의 재미를 걱정했지만 그냥 수다를 떠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또한 어느덧 전원 유부남이 돼버린 에픽하이다. 과거 우스갯소리로 “미쓰라진의 2세가 응애하고 울면 에픽하이는 해체한다”고 말했던 이들이지만, 실제로 전원 유부남 힙합그룹이 되면서 앞선 발언을 취소했다. 대기실을 찾은 하루와 윤우에 금세 아버지의 모습으로 돌아간 이들을 보며 실감한다.
반면 살짝 공개된 무대 위 모습은 달랐다. ‘원’, ‘브레이크다운’, ‘부즈르 할리파’까지 연이어 공개된 곡들은 무게감이 느껴지는 곡들. 예능감 넘치는 모습을 이미 들켜버린(?) 경우 무대 위에서의 모습이 이질적으로 다가올 수 있으나 마이크를 쥔 에픽하이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무대를 장악했다. 방금 하루와 윤우에게 ‘아빠 미소’를 지었던 아버지들이라는 것을 잊을 만큼 말이다.
한편 에픽하이는 지난 11일과 12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 홀에서 콘서트 ‘전설의 3인조’ 공연을 펼쳤다. / besodam@osen.co.kr
[사진] V앱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