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이 원한다면 '무한도전'은 못할 일이 없었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대표예능 '무한도전'은 제작진이 멤버들에 대한 불만을 해결한 데 이어 시청자들의 불만 해결에 나선 다섯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한 시청자가 '멤버들의 구강구조가 신경쓰인다'고 SNS에 글을 남기자, 김태호 PD가 멤버들에게 "치과를 가볼까요?라고 제안했다. 유재석은 그러나 교정을 할 의사가 없다고 했다. "이제와서 뭘 하느냐"고 한 것. 하지만 결국 덧니가 심한 정준하와 치과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는 열의를 보여줬다. 이어 앞서 올 초 기획했던 '토토드-전원일기' 배우들과의 만남도 추진한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멤버들은 답변하기 다소 곤란한 질문에도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기 위해 대답하는 성의를 보였다. '정형돈의 근황이 궁금하다'는 질문에는 "아주 잘 지내고 있다. 치료 잘 받고 잘 지내고 있다"라고 대답했다. 또 그 녀석의 근황이 궁금하다는 말에 "이것은 저희들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만 언젠가는 꼭 해야할 이야기"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무한도전'은 충성스런 애(愛)청자층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 비결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자신들이 가고 싶은 방향으로만 직진하는 게 아니라, 늘 시청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뜻하지 않는 논란이 있어났을 했을 땐 곧바로 진정성 있게 사과하며 소통에 앞선다. 이 같은 적극적인 자세 덕분에 10년째 1위를 지키는 '국민 예능'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이다.
시청자들은 몇 초만 지루하거나 짜증을 느끼면 곧바로 채널을 돌리곤 한다. '무한도전'은 매주 새로운 콘텐츠로 90분 가까운 시간을 채우며 시청자들을 TV 앞에서 떠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제작진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닐슨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방송된 '무한도전'은 12.4%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 시간대 1위를 유지했다. 2015년 평균 시청률은 17.7%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실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선정적이고 자극적으로 흐를 수도 있지만 그것은 결국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무한도전'은 예능 안에 공익성을 내세우고 있다. 웃음에만 집착하지 않고 아픈 현대사를 돌아보게 해 소위 '공익 예능'의 새 모습을 보인 것이다.
또 멤버 물갈이나 체제 변화를 위한 시즌 개편 없이 그대로 10년을 이어왔다. 김태호 PD, 유재석을 중심으로 한 출연진의 뼈대도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16년 만에 한국방송대상에서 '무한도전'이 대상을 받은 것만봐도 왜 인기인지 알 수 있다./ purplish@osen.co.kr
[사진]'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