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이 여주인공 혜리를 사이에 둔 류준열-박보검의 매력이 폭발하며 매회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정도면 케이블계 '국민 드라마'인 셈.
'응팔'의 인기 요인은 그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장치들과 따뜻한 에피소드, 여기에 살아 있는 캐릭터들의 향연 덕분이다. 류준열-혜리-박보검, 고경표-류혜영, 이민지-안재홍이 만드는 러브라인 또한 '응팔' 흥행의 1등공신이다.
그런데 눈여겨 볼 인물이 또 있다. 쌍문동 골목길 사총사 중 한 명이지만 아직까지 주된 에피소드에서 한 발 빠져 감초 임무를 다하고 있는 이동휘가 주인공. 하지만 그가 연기하는 동룡 캐릭터는 '응팔'에서 없어선 안 되는 인물이다.
최근 그를 둘러싼 새로운 해석이 흥미롭다. 동룡이 2015년 현재 '국민 MC', '1인자', '유느님'으로 불리는 유재석을 실존 모델로 한 캐릭터라는 것. 박보검이 연기하는 최택이 '천재 바둑기사' 이창호를 실존 모델로 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동룡-유재석의 연결고리가 마냥 억지스럽진 않다.
우선 연령대가 비슷하다. 동룡은 극 중 1971년생으로 현재로 따지면 45살이다. 유재석은 1972년 8월 14일생. 최택이 1975년생 이창호를 모델로 했다는 걸 감안하면 오히려 동룡과 유재석의 나이 차가 더 적다.
학창시절 추억이 쌓인 동네도 가깝다. 유재석은 알려졌다시피 서울 성북구 수유리(현재는 강북구 수유동) 출신이다. '응팔'의 주무대는 서울 도봉구 쌍문동으로 수유동 인근이다. 어린 유재석이 동룡의 동네를 지나쳤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무엇보다 개그와 춤을 좋아하는 장난꾸러기 성격이 닮았다. '응팔' 홈페이지에 있는 동룡의 소개를 보면 '춤으로 학교를 평정한 쌍문동 박남정'이라고 적혀 있다. 소방차, 박남정, 토끼춤까지 타고난 춤꾼이라는 셈.
유재석의 춤 사랑은 두말 하면 입 아프다. 특히 토끼춤은 유재석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우는 춤이다. 동룡의 댄스를 보고 있노라면 '댄스유'의 현란한 발재간이 절로 떠오른다.
'19금 사랑'도 흥미로운 요소다. 동룡은 '예쁜 여고생 출몰 지역, 빨간 비디오, 영화 매춘 상영극장 등 그쪽 정보에는 귀가 밝아 친구들 사이 정보통' 임무를 맡은 캐릭터. 유재석의 '빨간띠' 선호 취향은 과거 MBC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놀림감이 되곤 했다.
물론 전혀 다른 점도 있다. 동룡은 극 중 형만 네 명인 아들 부잣집 막내이지만 실제 유재석은 여동생 둘은 둔 장남이다. 유재석은 학창시절 가난했다고 회고했지만 동룡은 학생주임 아버지와 보험왕 어머니 덕분에 풍족한 편이다.
사실 동룡의 실존 모델이 유재석인들 아닌들 시청자들에게 큰 의미는 없다. 다만 이러한 비교가 '응팔'이 얼마나 폭넓게 사랑받는지를 가늠하게 만들 뿐이다.
여기에 하나 더, 동룡이 만들어가는 에피소드도 기대해 본다. 더 나아가 유재석의 카메오 출연까지, 바라는 건 욕심일까. /comet568@osen.co.kr
[사진] 이동휘 SNS, '응팔' 홈페이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