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극본 윤현호, 연출 이창민 이하 리멤버)이 지난해 초 방송된 히트작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와 묘한 공통점을 이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13일 SBS 드라마 관계자는 “2014년 최고의 인기를 끈 ‘별그대’와 최근 핫한 드라마로 떠오른 ‘리멤버’가 평행이론이 생겨 모두들 신기해 하고 있다”며 “‘별그대’가 엄청난 화제를 낳은 것처럼 이번 ‘리멤버’ 또한 대본, 연출력, 연기력이 잘 조화롭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역시 큰 인기를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1. 전지현 김수현 vs 박민영 유승호, 7살 차이는 최상의 조합
우선 2014년 최고의 시청률을 올렸던 ‘별그대’에서 천송이 역 전지현과 도민준 역 김수현의 경우 7살 차이가 나는 연상 연하 커플이었다. 이미 둘은 관객수 1300만명에 이르는 2012년 영화 ‘도둑들’에서 호흡을 맞춘 터라 드라마에서 다시 한 번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였다. 덕분에 2014년 SBS 연기대상에서 각각 대상과 최우수연기상 뿐만 아니라, 베스트커플상도 받는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 9일 첫 방송된 ‘리멤버’의 경우 고등학생인 서진우 역 유승호와 법대생 이인아 역 박민영 역시 7살 차이다. 첫 회에서 경찰서를 시작으로 잘못된 만남을 가졌지만, 도박장에서 곤경에 빠졌던 진우가 인아의 센스 덕분에 무사히 살아날 수 있었다. 향후 변호사가 될 진우와 검사가 되는 인아가 어떤 활약을 보일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 초능력과 절대기억력이 만든 시간멈춤능력
‘별그대’에서 도민준은 400년 전 한국으로 온 초능력 외계인이라는 설정답게 괴력과 순간이동능력, 그리고 시간멈춤능력이 있었다. 특히 그는 조선시대에서는 벼랑 끝에 떨어질 뻔한 이화를 구하고 저잣거리를 거닌 것을 비롯해 현대에서는 길거리와 놀이동산, 선상, 눈밭, 그리고 마지막회 레드카펫에서 시간멈춤능력을 발휘하면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는 모두 카메라 고프로를 활용한 타임슬라이스 기법덕분에 가능했던 것이다.
‘리멤버’의 경우 절대기억력을 지닌 진우가 버스안에서 인아의 가방을 치면서 지나갔다가 소매치기범으로 오인받자 이를 해명하는 장면에서 시간멈춤능력을 활용했다. 경찰서에서 자신을 범인으로 몰아세우는 인아를 향해 기억을 하나씩 되짚었고, 당시 시간과 장소를 디테일하게 따지며 결국 진범의 존재를 찾을 수 있었다. 특히, 진우의 기억을 재구성하기 위해 역시 고프로를 활용한 타임슬라이스기법이 도입됐다.
#3. 신성록과 남궁민, 재벌이자 절대악
‘별그대’에서는 신성록이 연기한 S&C그룹 후계자인 이재경이 절대악으로 군림했었다. 겉으로는 유능해보이는 사업가이지만, 사실은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였던 것. 그는 친형을 살해한 것을 비롯해 톱스타 한유라(유인영 분)도 의문사시켰고, 천송이(전지현 분)도 없애려고 갖은 노력을 했다. 이와중에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너는 곧 혀가 마비될거고, 손발에 힘이 없어질거야” “건강관리 잘해”라는 대사는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게 남았다.
‘리멤버’에서는 남궁민이 연기하는 일호생명의 상무인 남규만이 있다. 자유분방한 데다 온갖 사치와 방탕을 일삼는 그는 분노조절장애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파티에 노래하러 왔던 오정아(한보배 분)를 살해했고 그 죄를 진우의 아버지 재혁(전광렬 분)에게 뒤집어 씌웠다. 회사에서도 직원들을 향해 갑질하는 그는 향후 치를 떨 정도의 악행을 일삼을 것으로 보인다.
#4. 결국은 가족 VS 가족 이야기
‘별그대’에서 당대 톱스타인 천송이도 아픔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송이가 아역배우로 성공하긴 했지만 허영기 많은 엄마(나영희 분)와 갈등을 빚다가 집을 떠난 아버지 천민구(엄효섭 분)와는 헤어져야 했던 것. 이에 송이는 내색은 않으면서도 ‘치맥’을 먹으며 아버지를 그리워하기도 했다. 이후 천송이가 와이어를 타다가 추락하는 바람에 출혈이 심해 피가 모자라는 상황까지 가는데, 이때 민구가 나타나 수혈하면서 부녀의 정을 회복할 수 있었다.
‘리멤버’에서 서진우는 어릴적 교통사고를 당해 엄마와 형을 잃고 난 뒤 아버지 서재혁과 살게 됐다. 둘은 친구처럼 때로는 형제처럼 지냈지만, 재혁이 정아의 살인범으로 몰려 감옥으로 가게 되면서 애절한 부자관계를 그린다. 이 때문에 변호사로 변신하게 되는 진우가 점점 기억력을 잃어가는 아버지를 위해 어떻게 싸우면서 다시금 가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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