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 이쯤 되니 케이블 드라마가 맞나 싶다. 아무리 신드롬이 일 정도로 인기라지만 시청률 상승 곡선이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쭉쭉 뻗고 있다. 지상파 시청률로 환산한다면 단연 '국민 드라마'인 셈이다.
12일 방송된 '응팔' 12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편은 유료플랫폼 가구 평균 시청률 13.8%, 최고 시청률 15.2%(닐슨코리아/유료플랫폼 가구/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11화의 평균 시청률 13.3% 보다 0.5%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응팔'은 지난 6일 전파를 탄 1화부터 이번 12화까지 단 한회도 빼놓지 않고 남녀 10대부터 50대까지 같은 시간대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눈길을 끄는 건 '응팔'은 분명 '응답하라' 시리즈의 세 번째 주자라는 점이다. 흔히들 말하는 '속편 징크스'가 '응팔'에는 통하지 않은 것. 2012년 '응답하라 1997', 2013년 '응답하라 1994', 2015년 '응답하라 1988'까지 '응답하라' 시리즈엔 '속편 징크스'가 없다.
하지만 이는 연출자 신원호 PD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그는 '응팔' 첫 방송을 앞두고 가진 제작 발표회에서 '응답하라' 세 번째 시리즈의 성공 여부를 두고 겸손한 듯 조심스러운 대답을 내놓았다.
그는 "시청률이라는 수치로 따졌을 때 '응팔'이 '응사'보다 잘 될 리 없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원래 망할 때까지 가야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세 번째가 잘 될 리가 있나? 우리도 안다. 영화나 드라마를 봐도 경험상으로 망할 확률이 높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응팔'은 달랐다. 1편 '응칠'이 신인 배우 서인국-정은지를 내세워 그야말로 '대박 안타'를 쳤다면 2편 '응사'는 정우-유연석-손호준-김성균 등을 일약 스타덤에 올리며 더 큰 사랑을 받았다. 여기에 3편 '응팔'은 매회 신드롬을 낳고 있으니 '대박 릴레이'의 향연이다.
'응팔'은 여주인공 혜리를 사이에 둔 소꿉친구 류준열과 박보검의 삼각관계가 본격적으로 그려지면서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20회 중 절반 이상을 넘은 가운데 앞으로 더욱 이들의 러브라인이 깊어질수록 시청률은 더욱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릴 듯하다.
무엇보다 가족 중심의 에피소드가 돋보인다는 게 '응팔'의 흥행 요인이다. '응칠'이 풋풋한 첫사랑의 이야기를, '응사'가 대학 새내기들의 청춘을 그렸다면 '응팔'은 러브라인 외에 쌍문동 골목의 다양한 가족 이야기를 담아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시청률 면에서 신원호 PD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그래서 '응팔'이 더욱 승승장구하는 것일지도. 전작의 흥행에 대한 부담과 시청률을 의식한 MSG 에피소드가 없는 게 '응팔'이 '속편 징크스'를 깨고 있는 원동력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