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이 또 하나의 역대급 특집을 탄생시켰다. 특히 ‘국민 예능’이라고 불릴 만큼 큰 인기를 자랑하는 MBC ‘무한도전’마저 시도했다가 실패로 돌아간 ‘좀비 특집’으로 거둔 성공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지난 13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은 임형택, 최소형, 이환진, 박용우가 출연한 가운데 ‘좀비 전쟁‘ 특집이 꾸며졌다. 시작부터 범상치 않은 어두운 기운을 뿜으며 등장한 7명의 ‘런닝맨’ 멤버들은 좀비를 물리치고 생존자들을 구하는 특수 요원으로 변신했다.
이날 좀비 전쟁을 치루며 멤버들이 기억해야할 것은 세 가지. 좀비를 탄생시킨 염 박사를 찾아내서 좀비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과 건물 곳곳에 좀비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는 해독제가 숨겨져 있다는 것, 그리고 가장 많은 사람을 구출한 멤버에게는 국가 훈장이 수여된다는 것이었다.
게임을 하듯 잘 짜인 룰은 물론, 역할에 제대로 몰입한 멤버들과 좀비로 변신한 보조 출연자들의 연기 또한 수준급이었다. 특히 진한 메이크업과 관절을 꺾는 몸짓의 좀비들의 리얼한 모습에 김종국마저 뒷걸음칠 정도. 하지만 곧 원래의 ‘능력자’로 돌아와 순전히 힘을 이용해 좀비를 제압하는 모습 역시 또 다른 재미였다.
또한 지석진은 다른 멤버들이 구한 생존자를 가로채서 승점을 올리는 모습으로 얄미움의 극치를 보여줬는데,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멤버들이 그를 좀비들의 소굴에 가뒀다. 이에 결국 7명의 멤버들 중 첫 번째 좀비가 된 지석진은 배우들도 울고 갈 ‘메소드 좀비 연기’를 펼쳐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방송 말미에는 좀비들의 대장으로 거듭난 ‘왕코’ 지석진의 전두지휘로 좀비가 된 유재석과 이광수가 ‘좀비 콤비’를 결성해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에 맞춰 춤을 추며 미리 맞춘 듯한 환상의 호흡을 펼쳐 웃음이 끊이지 않도록 만들었다.
웃음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지석진의 계략으로 함께 있던 생존자와 좀비에게 물린 송지효는 하나뿐인 해독제를 생존자에게 넘기고 자신은 다시 좀비 소굴로 뛰어 들어가 ‘에이스’다운 감동을 선사했으며, 개리와 하하, 김종국 역시 자신들을 희생해 세상을 구원할 단 하나의 희망인 소녀 신세휘를 구출해내는 모습으로 좀비 전쟁을 끝냈다.
이날 좀비 전쟁은 잘 짜인 각본과 맡은 바 역할에 완벽하게 몰입한 멤버들의 연기, 그리고 긴장감을 백배 살린 연출이 더해지며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특집을 만들어냈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에서도 크나큰 인기를 끈 ‘런닝맨’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기회가 된 셈이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런닝맨'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