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몰디브 한 잔했나? 이제 나마스떼 한 잔하세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5.12.14 09: 13

 대박 영화에는 관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유행어들이 있다. 하정우의 ‘살아 있네’, 박성웅의 ‘살려는 드릴게’, 조정석의 ‘어떡하지 너?’ 등 긴 시간이 흐른 뒤에도 많은 사람들이 따라하며 영화 자체의 인기만큼이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영화 ‘내부자들’에서 이병헌의 “모히토 가서 몰디브 한잔하자”는 대사가 인기를 끌고 있다. ‘내부자들’은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드라마. 여기서 이병헌은 정치깡패 안상구를 연기한다. 영화 속 상황은 이렇다. 안상구가 “몰디브 가서 모히토 한 잔 하고 싶네”라는 주은혜(이엘 분)의 말을 “모히토 가서 몰디브 한잔하자”고 어설프게 따라한 것. ‘몰디브’가 무엇인지, ‘모히토’가 무엇인지 몰라 발생한 말실수다.
다소 학식이 부족한 안상구는 그렇다 쳐도 검사 우장훈(조승우 분)까지 나서 “몰디브 한잔하자”고 말하면서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물론 이때 우장훈은 안상구를 놀리는 말이든 그에게 적당히 맞춰준 것이든 지나가듯 한 말이었는데 한 번 더 쐐기를 박으면서 유행어로 터지게 됐다.

영화가 끝난 후 관객들은 “몰디브 한잔하자”는 대사에 집중했다. 영화를 본 사람들끼리 마치 영화를 봤다는 걸 인증하듯 SNS와 실생활을 통해 이 대사를 사용했고, 영화를 아직 보지 않은 사람들까지 가세해 널리 퍼지게 됐다.
이를 잇는 유행어가 탄생할 조짐이다. 바로 영화 ‘히말라야’의 “술잔이 나마스떼”이다. ‘히말라야’는 히말라야 등반 중 생을 마감한 동료의 시신을 찾기 위해 기록도, 명예도, 보상도 없는 목숨 건 여정을 떠나는 엄홍길 대장과 휴먼 원정대의 가슴 뜨거운 도전을 그린 작품.
영화에서 엄홍길(황정민 분) 대장을 비롯해 대원들은 산에 오르기 전에 한 식당에 모여 술잔을 기울인다. 이들은 특이한 건배사를 한다. 히말라야에 나서는 것과 걸맞게 “술잔이 나마스떼”라며 술잔을 부딪치는 것. 이는 ‘나마스떼’와 ‘남았을 때’의 비슷한 발음을 이용한 건배사다. 나마스떼는 인도 고대어로 ‘당신에게’라는 뜻이다. “내 영혼이 당신의 영혼에게 경배를 드립니다”라는 의미다.
신기하게도 두 대사 모두 술과 관련됐다. 연말을 맞아 술자리가 많아진 요즘 응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 besodam@osen.co.kr
[사진] '내부자들', '히말라야'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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