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현주가 데뷔 19년 만에 대상 후보에 올랐다. 현재 출연 중인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가 올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 후보에 포함되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육룡이 나르샤' 등과 수상 경쟁을 펼치게 됐다.
절망의 끝에서 운명적으로 재회한 쌍둥이 자매의 파란만장 인생 스토리를 그린 '애인있어요'에서 김현주는 도해강과 독고용기, 1인 2역을 맡았다. 현재는 해강이 사고를 겪은 이후 4년 동안의 기억을 잃고 예전의 차가웠던 모습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이를 연기하는 김현주는 4년 전 도해강, 독고용기로 살아온 도해강, 기억을 잃은 척 하는 도해강, 그의 쌍둥이 동생 독고용기까지 무려 1인 4역을 맡게 된 셈이다.
배역을 맡은 배우 역시 표현하기 어려운 상황 설정에도 김현주는 발군의 연기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해강의 한층 살벌해진 표정과 눈빛으로 모든 이들을 압도한다. 날카롭고 강렬한 대사들을 쉴 새 없이 뱉어내야 하는 장면에서도 흔들림 없는 카리스마를 발산해 감탄을 자아낸다. 김현주의 표현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1인 N역'은 김현주의 노력에 의해 완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소속사 측 관계는 14일 오후 OSEN에 "캐릭터 별로 포인트를 주는데 중점을 뒀다"며 "메이크업과 같은 스타일링 변화도 중요하지만 대사톤이나 표정과 같은 눈빛을 연기하는데 많은 중점을 둔 듯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용기는 표정이 다양하고 상대의 말에 리액션도 커서 순수하게 연기하는 반면, 해강이는 표현이 없어 당당하며 차가운 느낌을 살려 연기하려고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현주는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여배우다. 한 가지 이미지에만 가두기엔 이미 보여준 스펙트럼이 너무나 넓다.
악한 역에서 착한 역으로, 그리고 다시 착한 역에서 악한 역으로. 그 움직임이 매우 자연스럽고 편안해서 뭘해도 어색함이 없다는 것이 김현주의 장점이다. 이번 드라마는 40%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한 전작 '가족끼리 왜이래'보다 한참 못 미치는 기록을 보이고 있는데, 숫자가 무력하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김현주가 대상을 받을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어쩐지 기대가 되는 건 왜 일까./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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