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SBS 연기대상, 잊지 말자 ‘펀치’ 그리고 김래원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12.15 17: 11

12월로 접어들면서 한 해를 마무리 하는 방송 3사 시상식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그 중에도 시상식의 꽃인 대상 주인공은 후보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늘 대중들의 화두에 오르며 치열한 설전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2015년 한 해 동안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은 드라마들을 많이 배출했던 SBS ‘연기대상’은 그 누구도 쉽게 예상을 할 수 없는 관계로 대상 수상자가 호명되기 전까지는 긴장감을 놓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시상식이 12월에 진행되기 때문에 유독 그 해 초반에 방송됐던 드라마들은 대중들의 기억에서 쉽게 잊혀지기 마련. 그런데 지난 해부터 그 양상이 조금 달라지기 시작했다. ‘별에서 온 그대’의 전지현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기 때문. 그리고 올 해에도 초반 방송됐던 ‘펀치’의 김래원과 조재현이 대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월 종영된 ‘펀치’는 정상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던 검사 박정환(김래원 분)이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뒤 가족을 지키기 위해 거악과 싸우는 과정을 지독히도 현실적으로 그려내 큰 호평을 얻었다.

2011년 방송됐던 ‘천일의 약속’ 이후 3년만에 안방극장에 복귀를 하게 된 김래원은 초반 우려를 모두 뒤집고 ‘김래원이 아닌 박정환은 상상할 수 없다’는 반응을 얻어냈다. 그만큼 김래원이 이 박정환을 연기하기 위해 그간 절치부심했음을 의미한다. 이 박정환은 극 초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권력을 잡기 위해 자신을 믿어준 이태준(조재현 분)에게 극한의 충성심을 보였다. 하지만 시한부를 선고 받으면서 점차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던지는 인물로 변화됐다.
이 같은 드라마틱한 캐릭터는 김래원의 설득력 깊은 연기력을 만나 더욱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상대를 꿰뚫는 통찰력과 당당한 말투를 기반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검사를 보여주는 동시에 후반 찌그러진 근육, 충혈된 눈 등 종양으로 인한 극한의 고통을 참아내는 안타까운 한 남자의 모습을 끝까지 완벽하게 연기해냈다. 김래원에게 있어 ‘펀치’는 인생작이고, ‘펀치’ 또한 김래원이라는 배우를 만나 더 빛이 날 수 있었다는 건 ‘펀치’의 애청자들이라면 모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이런 김래원에 버금가는 이가 바로 조재현이다. 조재현이 연기한 이태준은 권력의 정점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야심가로, 걸쭉한 사투리와 보고만 있어도 소름 돋는 표정, 눈빛 연기로 방송 내내 시청자들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이에 조재현은 지난 9월 진행된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에서 연기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물론 조재현은 당시 자신보다는 함께 연기를 했던 김래원이 상을 받았어야 했다고 말하며 겸손한 모습을 보여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만큼 조재현과 김래원은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연기 호흡을 보여주며 ‘펀치’의 완성도를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과연 이번에는 조재현의 말대로 김래원이 수상의 영예를 안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래원, 조재현과 함께 박혁권 역시 ‘펀치’를 논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배우 중 한 명이다. 힘이 있는 검사가 아니라 조직 권력에 굴복하고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자존심도 버리는 조강재는 조재현의 사투리 연기와 함께 크게 주목을 받았는데, 조재현이 박혁권을 찾을 때마다 나오는 “강재야”는 여전히 깊은 인상으로 남아 있다. 이 역시도 박혁권의 존재감이 남달랐다는 의미. 한 인물의 복잡다단한 감정을 탁월하게 연기할 줄 아는 박혁권 덕분에 조강재는 더욱 맛깔스러운 인물로 재탄생할 수 있었던 것. 그리고 박혁권은 최근 ‘육룡이 나르샤’ 속 ‘넘사벽’ 캐릭터인 길태미까지 완벽히 소화해내 열광적인 반응과 호평을 얻기도 해 이번 SBS ‘연기대상’에서 꽤 묵직한 결과를 안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더해지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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