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방송된 MBC 드라마에서 수많은 배우들이 브라운관을 누비며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모두가 박수 받아야 마땅하지만, 야속하게도 단 한 명만 뽑아야한다. 이로 인해 현재 대상 트로피를 둘러싼 각축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올해 화제를 모은 남녀 배우 28명 가운데 한 명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누가 받을지 예측불허의 접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성 황정음 전인화, 전반적으로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상식 당일이 돼야 정확한 결과가 나오겠지만 세 사람 중 한 명이 유력시된다. 연기대상을 2주 앞으로 남겨놓고 세 사람의 활약상을 짚어봤다.
◆‘킬미힐미’ 지성을 기억할 시간
이제는 지성을 기억해야 할 시간이 왔다. 올 초에 방송된 MBC드라마 ‘킬미, 힐미’를 통해 1인 7역을 소화한 지성이 지금쯤 시청자들의 기억에서 잊혀 졌을 법해서 소환해보고자 한다. 그가 대상후보로 적합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지성 표 다중인격 중 가장 인기를 끈 인물은 차도현과 신세기였다. 물론 요나도 립스틱 품절을 기록하며 인기를 입증하기도 했다.
상반된 성격을 가진 두 사람을, 지성은 마치 다른 사람이 연기하듯 극명하게 대비해 표현했다. 모든 캐릭터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지성이 순간순간 각각의 캐릭터로 변신할 때마다 몰입도를 떨어뜨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언제 변할지 기다리며 그의 표정에 집중했다. 올해 지성이 대상을 받는다면 데뷔 16년 만에 처음이다. 과연 행운의 여신이 그를 향해 미소 지을지 궁금증이 쏠린다.
◆‘킬미힐미’·‘그예’ 황정음은 예뻤다
한 해 동안 하나의 드라마를 터뜨리기도 힘든데, 황정음은 올해만 2개의 홈런을 날렸다. 운으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녀가 가수 활동을 접고 연기자로 전향한다고 했을 때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 하지만 자신을 향한 대중의 편견과 선입견을 극복하고 황정음은 어느새 믿고 보는 배우로 떠올랐다. 이에 ‘믿보황’이란 수식어도 생겨났다. 황정음은 올 초 방송된 MBC 드라마 '킬미,힐미'에서 오리진 역을 맡아 KBS2 드라마 ‘비밀’에서 호흡했던 지성과 2년 만에 재회해 함께 대상 후보에 올랐다. 또 최근 종영한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는 박서준과의 로맨틱 코미디 연기로 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걸그룹 슈가로 데뷔한 황정음은 활동 3년 만인 지난 2004년 11월 그룹에서 탈퇴하며 연기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물론 초반엔 발음 발성이 부정확하다는 평가를 받아 주춤했지만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더니 다양한 드라마를 통해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주며 배우로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내 딸 금사월’ 안경 쓰고 돌아온 전인화
전인화는 올해 거론되는 연기대상 후보 가운데 가장 연장자. 연기가 세월의 흔적에 비례한다고 하는데 역시나 30년 경력의 세련되고 호방한 연기를 보여 준다. 그는 지난 2001년 SBS 연기대상에서 한차례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에 수상하게 되면 연기 인생에 두 번의 꽃을 피우는 셈이다.
욕하면서 본다는 화제의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에서 전인화는 강만후(손창민 분)의 아내 신득예를 연기한다. 친딸 금사월(백진희 분)을 괴롭히며 못살게 군 사람들에게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는데, 그녀는 득예와 헤더신을 다른 사람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검정색 뿔테 안경을 선택했다. 점을 찍고 나타난 것만큼이나 왠지 모르게 부족하지만, 그래도 전인화의 탄탄한 연기 덕분에 믿고 볼만하다. 올해 연기대상이 3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는 가운데 대상의 영예를 안게 될 주인공은 누가될지 기대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드라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