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천만 영화는 황정민으로 통했고, 천만 영화에서 유일하게 여주인공으로 활약한 전지현은 충무로 꽃 중의 꽃이었다.
2015년에도 어김없이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작품들이 등장했다. '국제시장'(윤제균 감독)과 '암살'(최동훈 감독), '베테랑'(류승완 감독)으로 총 세 편이다. 엄밀히 말해 '국제시장'은 지난해 12월 말 개봉한, 2014년도 작품이지만, 2015년 처음 탄생한 천만 영화였다는 점에서 2015년 천만 영화의 범주에 넣기로 한다.
황정민은 '국제시장'과 '베테랑'으로 (현재까지는) 2015년 천만 영화의 처음과 끝을 이끌었다. 현재도 그는 소처럼 일 중인데, 휴먼드라마 '히말라야'가 오늘(16일) 개봉하고, 주연한 '검사외전'과 '아수라', '곡성' 등도 2016년 개봉을 예고하고 있다.
'국제시장'에서 황정민은 대한민국 장년층을 대표하는 인물 덕수 역으로 남녀노소의 공감을 얻었다. 덕수는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경험한 인물로, 영화 속 무려 50여 년의 시간동안 변화하는 한 인물을 연기한 황정민의 섬세한 연기력이 칭찬을 받았다.
그해 겨울과 봄까지 우리들의 아버지를 실감나게 연기했던 황정민은 여름에는 거칠고 특수 강력사건 담당 광역수사대 형사 서도철로 돌아와 다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베테랑'에서 서도철은 한 번 꽂힌 것은 무조건 끝을 보는 행동파인데, 잔인한 안하무인의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 분)를 만나 그와 끝까지 대결하는 모습이 쾌감을 주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여름은 천만 영화가 두 편이나 한국 영화 최고의 성수기였다. 8월에 개봉한 '베테랑'에 앞서 7월 개봉한 전지현 주연 '암살'이 예상대로 높은 인기 속에, 예상 밖의 기록인 천만 관객 동원을 이뤄냈다. '암살'은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엇갈린 운명을 살게 된 쌍둥이의 이야기를 그렸는데, 전지현은 여기서 1인2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몰입을 끌어냈다.
'암살'과 '베테랑'은 사회적으로 실현되기 힘들었던 정의가 적극적으로 실현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시대를 그리는 작품임에도 같은 범주에 속하는 영화로 꼽힌다. 또 '국제시장'과 '암살'은 과거의 이야기를 설득력 있고 구체적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시대극의 높은 가능성을 보여줬고, 미술과 기술 등의 중요성도 다시 평가를 받았다.
천만 영화는 올해에도 생각보다 자주, 빨리 나왔다. 그만큼 한국 영화 시장은 양적으로 많은 성장을 이뤘다. 그리고 황정민과 전지현은 그 가운데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보였다. 천만의 역사를 만든 두 배우의 다음 스텝이 기대감을 낳는다. /eujenej@osen.co.kr
[사진] '국제시장', '암살','베테랑'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