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현정의 틈', 굳세어라 엄마 고현정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5.12.16 06: 54

고현정의 첫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베일을 벗었다. 초반 카메라가 24시간 자신을 찍는다는 사실에 불쾌해하던 고현정은 이내 모든 걸 내려놓고 소탈하게 '인간 고현정' 그대로를 공개했다. 고현정은 센 언니, 흥녀, 소녀, 그리고 엄마였다.
15일 첫 방송된 SBS플러스 '현정의 틈 보일樂 말락(이하 현정의 틈)'에서 고현정은 책 출판을 위해 도쿄 여행을 준비했다. 그에게 도쿄는 결혼 후 처음으로 자신의 개인생활을 즐겼던 곳이자 아이들과 추억이 있는, 아프지만 특별한 곳이었다.
하지만 고현정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대한 적대심을 내비쳤다. 카메라가 불편하다며 제작진과 미팅에서 자리를 박차고 나갈 정도. 결국 제작진과 소속사는 여행 당일까지 비밀로 했고 공항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된 고현정은 "내 눈에 카메라 보이기만 해 봐"라며 불 같이 화를 냈다.

결국 제작진은 고현정의 눈을 피해 그의 도쿄 여행을 미행했다. 하지만 고현정은 눈치가 빨랐다. 제작진의 미행 차량을 금세 알아 챘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내 제작진의 노력을 인정하며 자신의 곁을 조금씩 내 줬다.
기분 좋을 때 고현정은 4차원 매력녀였다. 도쿄의 엔티크 상점에서 마음에 든 물건을 얻게 된 그는 난데없이 마이크를 이마에 붙이며 엉뚱한 행동을 시작했다. 그리고는 "성형수술 중이다. 병원에서 나온 배우 같지 않냐"며 제작진에게 질문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 그에게 이혼 후 멀어진 아이들은 유난히 아픈 생채기로 남아 있다. 고현정은 "도쿄는 어떤 의미인가"라는 물음에 "결혼해서 처음으로 일상적인 제 생활을 혼자했던 곳이다. 그래서 아픈 추억이 있다. 아이들하고의 추억도 있고"라고 곱씹었다.
아이들에 관해서는 "첫째는 아들인데 아들이라는 것만으로도 좋더라. 그런데 둘째 딸은 쏙 안기는 게 사랑스러웠다. 사실 난 아이 넷을 낳고 싶었다.  첫째 때 입덧도 없고 몸이 무겁지도 않고 정말 좋았다. 그래서 넷이나 여섯 명을 낳을 생각이었는데"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무의식적으로 그의 시선은 지나가는 아이들에게 꽂혔다. 여행 중 만난 지인의 아이를 보자마자 선물을 안겼고 마냥 사랑스러운 듯 시선을 떼지 못했다. "한번만 안아 보자"던 그는 마지 제 자식인마냥 아이를 꼭 껴안고 체온을 느끼기도.
고현정은 여배우로 최정상에 올랐을 때 결혼해서 아들과 딸을 낳았지만 8년 만인 지난 2003년 이혼했다. 양육권은 전 남편에게 넘긴 채 홀로 떨어져 나왔다. 큰 아들이 어느새 20살을 앞두고 있다고 알려졌으니 그가 아이들과 얼마나 오래 떨어져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방송에서 고현정은 결혼과 이혼,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을 솔직하게 밝혔다. 이혼 후 쓴 일기장까지 공개하며 자신의 모든 걸 가감없이 카메라에 담았다. 그가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꺼려했던 건 한 번 마음을 내주면 자신에 관한 200%를 보여 주는 성격 때문이었을지도.
덕분에 시청자들은 인간 고현정에 대한 틈을 엿보며 한층 더 가깝게 느꼈다. 고현정의 센 이미지는 오히려 그가 한없이 여리기 때문에 보호막으로 만든 방패일 거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쯤 되니 고현정, 리얼리티 찍기 참 잘했다. /comet568@osen.co.kr
[사진] '현정의 틈'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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