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날 이방원(유아인 분)을 왕위에 올린, 하륜(조희봉)이 첫 등장했다. 이렇게 임팩트 강한 소개자막 엔딩이라니.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가 '조선의 첫번째 왕'이라는 자막으로 이성계(천호진)를 새삼 다시 소개하며 모두의 탄성을 자아냈던 게 딱 1주일 전이다.
이번에는 하륜이 그 바통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지난 15일 방송된 '육룡이 나르샤' 22회에서는 위화도 회군을 결심하고, 개경으로 돌아와 최영(전국환) 장군을 꺾고, 권력을 잡는 이성계(천호진) 장군의 모습이 긴박감 있게 그려졌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이씨가 왕이 된다'는 도참설이 담긴 노래가 번지기 시작했고, 이성계는 모두의 경계를 받으며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그리고 이를 이인겸(최종원)의 막후공작으로 오해하게 만들며, 정도전(김명민)과 이방원을 혼동케 했던 이는 바로 하륜이었다.
소개 자막은 하륜이 누구인지를, 모두에게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훗날 이방원을 왕위에 올리는 책사 하륜'이 바로 그 것. 결국 이날 이방원을 속이며, 헛발을 내딛게 했던 두 사람의 운명적 만남은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했다.
모두가 알다시피, 이방원은 아버지 이성계를 도와 조선을 건국했다가 '왕자의 난'을 통해 왕위를 잡는다. 작품 속에서는 어릴 적부터 힘든 일을 수시로 겪으며, 위기를 맞긴 하지만 결국 역사가 알려주듯 그는 모두를 누르고 권력의 꼭대기에 오르는 인물.
이미 역사라는 스포일러가 있지만, '육룡이 나르샤'는 오히려 이를 알고 있음에도 재미를 더해가고 있는 것은 모두 부정할 수 없는 사실. 더욱이 막강한 또 하나의 인물 하륜이 등장하면서 이방원과 향후 어떤 과정을 거쳐 그의 책사가 되는지에 대해 에피소드를 벌써부터 기대케 했다.
강렬한 소개자막으로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육룡이 나르샤'는, 아직 총 분량(50부작)의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요동 정벌, 위화도 회군 등의 역사를 속도감 있게 흘려보냈다. 아직은 갈길이 먼 '육룡이 나르샤'가 앞으로는 조선 건국의 역사를 어떤 방식과 에피소드로 풀어낼지 기대감은 한층 높아졌다. / gato@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