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 루시드폴이 신곡 '아직, 있다.'가 세월호와 관련돼 있다는 풀이에 대해 "해석의 자유"라고 강조했다.
루시드폴은 지난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안테나뮤직 사옥에서 진행된 라운딩 음감회를 통해 기자들과 만나 정규7집 '누군가를 위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루시드폴은 '아직, 있다.'의 가사가 세월호 사건을 언급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해석의 자유"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타이틀곡 '아직, 있다.'는 아름다운 멜로디뿐만 아니라 가슴을 저릿하게 하는 서정적인 가사가 그림 그리듯 펼쳐져 있다. 노란 나비가 되어 '영원의 날개'를 달고 하늘로 날아간 이가 '친구야, 무너지지 말고 살아내 주렴'이라는 나지막한 위로를 건네는 노래다.
'친구들은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 축 처진 어깨를 하고 교실에 있을까', '따뜻한 집으로 나 대신 돌아가줘. 돌아가는 길에 하늘만 한 번 봐줘', '친구야, 무너지지 말고 살아내 주렴' 등의 가사가 음악 팬들 사이에서는 세월호를 언급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루시드폴은 "최근에 그런 일들도 있었지만, 창작자의 자유, 해석의 자유가 있다"라고 말문을 열면서, "'이 곡은 뭐가 동기가 됐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렇게 들어봐 달라'고 안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라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이어 "동화도 마찬가지고 듣는 분들, 읽는 분들이 느끼는 대로 생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렇게 들어주세요', '이런 주제로 썼습니다'를 말씀 안 드리는 게 오히려 나의 의무가 아닌가라고 요즘 생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루시드폴은 자신이 가진 뮤지션으로서의 강점에 대해 "아직까지 음악이 너무 좋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누구나 못 견디게 음악이 좋아서 시작하는 것은 예외가 없다고 생각한다. 한결같이 좋을 수 없으니 오래 오래 음악하는 선배님들을 보면 얼마나 잘하고 타고난 재능이 많나의 문제도 있겠지만, 여전히 얼마나 소중하고 사랑하느냐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연정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것을 간직하는 분들이 오래 오래 음악하시는 것 같다. 내 스스로 봤을 때 나는 참 다행히도 처음 '음악 해야겠구나', 내가 뮤지션이라는 것을 자각했을 때에 비교해서 지금의 내 모습이 별로 차이가 없다.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다. 다행이면서도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털어놨다.
루시드폴은 이번 정규7집에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정신적(글, 음악, 사진), 육체적(감귤) 창작 활동을 담으려고 했다. 대중의 오감을 자극하면서 온라인 음원으로 쪼개서 소비하기엔 많은 감각들을 긴밀하게 연결했다.
이번 음반에는 총 15곡이 수록됐다. 루시드폴이 쓴 동화 '푸른 연꽃'의 사운드 트랙 5곡과 타이특곡 '아직, 있다'를 비롯한 10곡의 음악이 빼곡하게 채워졌다. 루시드폴은 앞서 홈쇼핑 '귤이 빛나는 밤에' 특별 방송을 통해 농산물과 음악의 결합이라는 신선한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했던 바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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