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우주를 건너’는 기적 같았다. 15&의 백예린이 솔로 앨범을 발매, 타이틀곡 ‘우주를 건너’로 각종 온라인 음원차트 순위권을 강타했을 때, 업계는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기 때문. 앨범 발매 전 프로모션이 활발했던 것도 아니요, 발매 후 방송 활동도 전무했다. 그런데 순위는 시간이 갈수록 올라 결국에는 정상을 찍었다.
확실히 콘텐츠의 힘이었다. 다른 것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상황이다. 지난 30일 자정에 공개한 백예린의 첫 솔로 앨범 ‘프랭크(FRANK)’ 타이틀곡 ‘우주를 건너’는 공개 당일 음원사이트 벅스, 지니, 올레 뮤직에서 실시간 차트 1위, 엠넷 2위, 멜론 5위에 올랐다. 수록곡 전곡이 순위권에 랭크되기도 했고.
이번 앨범에는 열아홉 소녀 백예린의 감성이 제대로 담겼다. 귀에 착 감기는 듣기 좋은 편안한 음색, 여기에 어우러지는 묘한 분위기가 꽤나 인상적이다. 이 같은 매력에 대중이 응답한 것이 아닐까.
여러 가지 궁금증을 안고, 백예린을 만났다. 여리고 수줍으면서도 알차고 소신이 또렷했다. 그가 내놓은 음악들처럼.
백예린은 할 말이 많았다. 11살에 JYP엔터테인먼트 공채 오디션에서 2위(당시 1위는 장우영)를 차지해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고, 5년에 걸친 준비 끝에 데뷔해 3년차를 맞은 바. 그간의 이야기, 1위 소감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음악을 대하는 진지한 자세가 엿볼 수 있는 대화였다.
- ‘우주를 건너’가 차트 1위 휩쓸었어요. 예상했나요?
“저는 솔직히 기대를 안 하고 있었어요. 자랑하는 것 같지만 다른 수록곡들도 차트 인 됐는데, 정말 많이 놀랐죠. 많은 분들이 저에대해서도 그렇고 저의 음악을 생소하게 느끼실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차트를 보니 순위권 안에 있어서 정말 놀랐어요.”
- 자평하기 민망하겠지만, 비결은 뭘까요?
“15& 활동 때 저희 음악을 많이 들어주시기도 했고, 지민이도 솔로 때도 많이 사랑해주셨잖아요. 저도 첫 솔로 앨범이고 그래서 기대를 많이 해주신 거 같아요. 감사하게도 제 목소리를 칭찬해주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듣기 편해서 많이 들어주시는 거 같아요.”
- 이번 앨범 제목은 왜 프랭크인지 궁금해요.
“솔직하고 숨김없이 라는 형용사에요. 제가 평소에 있을 때 나오는 솔직하고 꾸밈없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런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음악에 담았고 ‘프랭크(FRANK)’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어요. 음악적으로는 요즘 밴드스코어의 곡이 없어서 해보게 됐고 보컬적으로 좋은 소리를 들려드리고 싶었죠.”
- '우주를 건너' 가사가 참 흥미로운데
“‘우주를 건너’를 타이틀로 생각하고 만든 것은 아니었어요 앨범 작업 중간쯤에 만든 노래였죠. 트랙이랑 토픽에 대해서 주제를 생각하다가 ‘우주’로 정했고, 우주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가사를 붙인 거예요. 많은 분들이 사랑이야기를 떠올리시지만 뭔가 대상이 정확하게 있는 노래는 아니에요. 무언가를 기다리며 느끼는 공허함과 그 사이에 누군가 와 줄 것 같은 그런 느낌을 표현한 거죠.”
- 작업 과정이 궁금하네요
“가사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데, 억지로 꾸며내려는 말을 안 쓰려고 했던 거 같아요. 내가 평상시에도 사용하는 말과 어구를 넣고 싶어서 그렇게 작업을 했죠. 메모장에 늘 적는 것이 습관이에요. 가사가 떠올라도 적고, 해야 될 것들이나 그런 것들을 무조건 적어요.”
- 박진영 프로듀서가 혹시 조언을 해주던가요?
“저한테 믿음이 있으신 거 같아요. 녹음이나 이런 걸 할 때는 조언보다 ‘감정에 충실해서 너대로 잘 해라’ 그 정도의 말을 듣는다. 작곡에 대해서는 한 소리는 들을 때도 있죠.”
- 박진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섹시한 가수 겸 멋진 작곡가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PD님이 하시는 음악이 제 스타일이라기보다, 무대 할 때 그 연륜과 자기만의 팁들이 있는 거 같아요. 저 같은 초짜와는 다르죠. 가수로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 진짜 딱 가수인 거 같아요. 본인에게 어울리는 걸 즐기면서 하는 모습이 멋있어요.”
- 불만은 없어요?
“조금 소심하고 잘 삐치신다는 점? 하하. 저한테 그러시는 편은 아니고요.”
(인터뷰②에 계속)/joonamana@osen.co.kr [사진] JYP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