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방영 전부터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던 ‘응답하라’의 세 번째 이야기인 ‘응답하라 1988’이 지난 시리즈만큼, 아니 그 이상의 인기를 누리며 그야말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이렇게 ‘응답하라’ 시리즈가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에는 그 시절을 그대로 옮긴 듯한 소품과 사건, 사회적인 이슈들이 추억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극중 전개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세 가지 요소는 실제로 그 시절을 지나온 지금의 중년 세대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련함으로, 그 시절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현재 청춘들에게는 신선함으로 다가오며 극의 또 다른 재미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공감과 호응을 얻었던 요소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꼽아봤다.
- “금리가 쪼까 떨어져가꼬 15%밖에 안 된다.”
극중 한일은행의 직원인 성동일이 택의 우승 상금인 5000만원을 어디에 투자할 것인지 고민하는 최무성을 두고 한 대사다. 15%란 1년에 1~2%대의 저금리를 자랑하는 지금으로서는 너무나 비현실적인 수치다. 심지어 떨어진 게 이 정도란다. 마음 같아서는 그 시절로 돌아가 전 재산을 은행에 맡기고 싶은 심정이다.
- “강남에 유명한 은마아파트가 5000만 원 정도 한다더라.”
위 대사의 연장선이다. 쌍문동 사람들이 택의 상금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최무성에게 은행에 투자하는 대신 강남 은마아파트를 사라고 권유한 것. 실제 그 당시의 은마아파트는 이미 5000만원을 넘어 31평을 기준으로 약 7500만원에 거래됐다고 하지만, 무려 10억 원이 넘는 매매가를 기록하는 현재에 비하면 양호한 금액이다.
- “아이고 성사장. 이거 정말 반갑↗구만↘ 반가↗워요↘”
KBS 2TV의 코미디 프로그램 ‘유머1번지-북청물장수’의 유행어가 2015년 현재 김성균으로 인해 다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극중 부인인 라미란과 아들들은 시도 때도 없이 반갑다고 외치는 김성균에게 무반응으로 일관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반가움과 신기함에 저절로 따라하게 되는 마력에 이끌렸다.
- 크라운 맥주, 월드콘, 이따리아노 아이스크림 등
과연 신드롬이라 불릴 만한 열풍이다. 아무리 ‘응답하라 1988’에 등장한 아이템들이 역주행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단종 됐던 상품마저 재출시 될 정도인 줄은 몰랐다. 크라운 맥주는 지난 1952년부터 1993년까지 생산됐으나 지금의 하이트 맥주의 출시로 단종됐었다. 하지만 ‘응답하라 1988’를 통해 다시금 화제가 되며 22년 만에 재출시를 알렸다. 이외에도 이따리아노 아이스크림, 해피 라면, 88 담배, 솔 담배 등 그 시절에만 볼 수 있었던 소품들 역시 눈길을 끌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tvN 제공,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