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정형돈이 건강을 돌보기 위해 활동을 중단한지 벌써 한 달이 됐다. 그가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은 여전히 새로운 MC를 찾지 못했고, 대중은 여전히 그의 빈자리를 아쉬워하고 있다. 건강을 회복해 하루 빨리 우리 곁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시점이다.
정형돈은 지난 달 12일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촬영장에서 멤버들에게 직접 활동 중단 이야기를 한 것을 시작으로 출연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서 잠정적으로 하차했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 등 그의 역할이 컸던 프로그램은 대체 MC를 찾지 못한 상태. KBS 2TV ‘우리 동네 예체능’과 MBC ‘능력자들’ 등 프로그램 특성상 상대적으로 타격이 크지 않았던 프로그램도 있지만, 지상파 간판 프로그램들을 이끌고 있었던 그의 존재감은 여실히 느껴지고 있다.
한 예능 PD는 최근 OSEN에 “많은 프로그램 제작진이 정형돈 씨의 빈자리를 채우려고 노력했지만 그만한 대체 MC가 없는 게 사실”이라면서 “정형돈 씨 만큼 진행을 해줄 수 있는 MC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후임 MC가 정해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형돈은 KBS 2TV ‘개그콘서트’라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를 한 후 느끼한 행동과 뚱뚱한 체형으로 주목 받았다. 맛깔스러운 연기로 재밌는 무대를 만들던 그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적을 옮긴 후 ‘무한도전’을 만나 승승장구했다. 초반 개그맨인데 웃기지 않은 캐릭터로 상당히 부담감이 있었던 그는 어느덧 톱개그맨으로 성장했다.
재치 넘치는 진행과 출연자들과의 뛰어난 호흡이 그의 강점. ‘무한도전’에서 유독 남자 게스트들과 호흡이 좋아 가요제마다 대박 스타를 탄생시키는 신의 손이 됐다. 뭔가 투덜거리면서도 친근한 형으로 출연자들을 이끌며, 그와 함께 노래를 만들면 뜬다는 공식이 성립되기도 했다. 자신을 확 부각시키기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호흡을 맞춰 재미를 만드는 능력이 커서 어떤 프로그램에서도 안정적인 재미를 선사하는 능력이 있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유재석의 품을 떠나면 프로그램이 잘 되지 않는다는 징크스가 있는데 정형돈은 이 같은 실패 공식을 깨고 ‘냉장고를 부탁해’의 성공을 만들었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김성주와 정형돈의 농담과 경쟁을 부추기는 깐족거림이 상당히 큰 즐거움을 형성한다. 큰 인기를 누리는 ‘무한도전’ 멤버이자 강호동, 유재석을 잇는 차세대 MC로 우뚝 선 것은 예능 조합을 만드는데 천부적인 소질이 있고, 대중에게 친근한 매력을 뽐내기 때문. 덕분에 정형돈은 활동을 쉬면서 건강을 돌보는 지금 이 순간도 많은 시청자들이 그를 그리워 하게 만들고 있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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