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배우 신세경이 연기하는 분이는 조선이라는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중심축이자 여장부다. 웬만한 남자들보다 용기와 충심이 있고, 뛰어난 지략까지 갖추고 있는 시대만 잘 타고 났으면 여자 대통령이 됐을 감이다. 수많은 인물들이 즐비하는 ‘육룡이 나르샤’에서 분이는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는 인물인데, 여기에는 똑부러지게 연기를 하는 신세경의 힘이 크다.
신세경은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분이를 연기하며 유아인, 김명민, 천호진, 전국환, 박혁권 등 연기로 내로라하는 배우들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 드라마는 조선이라는 새로운 나라를 세우기 위해 힘을 합친 여섯 용의 이야기. 분이 역시 여섯 용 중 하나로, 억압받는 민초였으나 어느새 ‘분이 대장’이라는 극중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고려 말 희망의 여장부로 등극했다.
이방원(유아인 분)과 정도전(김명민 분)을 도와 고려를 전복하고 새 나라를 세우는 일에 동참하는 분이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이방원의 가족을 구해내고 민중의 힘을 결집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했다. 상당히 진취적이고 주도적인 분이는 남자 못지 않은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인물. 신세경은 언제나 침착하고 심지가 굳은 분이를 처연한 듯 보이나 흔들림 없이 강력한 눈빛으로 표현하고 있다. 죽을 위기에 처한 순간에도, 탐관오리의 탐욕에 분노해 꿈을 꾸는 순간에도 신세경은 웬만한 남자보다 강한 내공의 분이를 만들어냈다.
물론 유아인과의 이뤄질 수 없는 로맨스 역시 달달하면서도 슬프게 그려냈지만, 분이가 가진 새 세상에 대한 꿈은 시청자들에게 절실하게 전달됐다. 신세경이라는 배우가 가진 여린 듯 하나 강단이 있는 매력, 분이라는 인물의 아픈 구석을 완벽히 소화하는 연기가 ‘육룡이 나르샤’ 속 분이가 펼쳐내야 하는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신세경은 캐릭터를 가리지 않는 배우다. 최근 출연했던 ‘아이언맨’과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는 발랄한 매력을 뽐냈고, ‘뿌리 깊은 나무’와 이번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짙은 여성성과 강인한 내공을 적절히 녹여 진중한 이야기의 중심에 우뚝 섰다.
특유의 읊조리듯 내뱉는 대사와 진한 눈빛 연기는 그가 갖추고 있는 연기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연기력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채 작품 하나하나 강한 발걸음을 딛고 있는 신세경의 더욱 성장할 앞날이 더욱 기대를 모은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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