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예능 속 옛날 방식대로 열심히 하는 옛날 사람. 개그맨 이수근의 ‘아는 형님’ 출연 모습이 그렇다. JTBC 예능프로그램 ‘아는 형님’이 일단 보기 시작하면 무조건 웃게 된다는 기대 이상 흥행을 거둔 가운데 이수근의 성공적인 안착이 눈길을 끈다.
‘아는 형님’은 강호동을 주축으로 남자 스타들이 시청자가 바라는 대로 움직이는 무형식의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 마치 남자고등학교에 온 것마냥 서로 투탁거리면서 웃음을 형성하는데, 이수근과 김영철의 웃음 맞장구가 상당히 큰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김영철은 올해 대세 개그맨이라고 불릴 정도로 물이 올랐기 때문에 차치하더라도 이수근의 성공적인 복귀는 눈여겨볼 만 하다. 이수근은 강호동, 은지원, 이승기와 함께 나영석 PD의 웹 예능 ‘신서유기’에 출연하며 안방극장에 정식으로 복귀했다.
‘신서유기’에서 친근한 형제들의 조합 속 몸을 사리지 않고 웃음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했던 이수근은 이번 ‘아는 형님’에서도 웃기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는 게 눈에 보인다. 이 프로그램은 아무래도 젊은 출연자가 슈퍼주니어 김희철 정도 뿐이다. 어떻게 보면 연륜인데 어떻게 보면 요즘 젊은 웃음 감각과는 거리가 먼 이들이 즐비해서 스스로도 ‘옛날 예능’, ‘옛날 사람’이라고 폄하하며 재미를 만든다.
이수근 역시 무조건 열심히 하고, 어떻게든 맞장구를 쳐서 즐거움을 높이고, 다른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살리기 위해 ‘친근한 리액션’을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제작진에게 불만을 토로하는 멤버들과 반대로 “난 열심히 하겠다”라며 예상 외로 산통을 깬다든가, 강호동, 김영철과 함께 상황극을 만들며 촌스러워서 친근하고 웃긴 ‘아는 형님’의 웃음 매력을 높이고 있는 중이다.
이수근은 활동 중단 후 2년간 자숙의 시간을 거쳤다. 그 사이 몰래 몰래 봉사 활동도 하며 반성의 시간을 거치고 다시 웃기기 위해 대중 앞에 섰다. 활동 중단 전 KBS 2TV ‘1박 2일’과 ‘승승장구’ 등을 이끌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이수근은 사실 변한 게 없다. 언제나처럼 동네 친근한 아저씨처럼 실없는 농담을 하거나 망가지면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다만 ‘아는 형님’에서 묵묵하게 웃음 장치를 만들어가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뼛속까지 개그맨이라는 뜻의 ‘뼈그맨’이라는 수식어가 참 잘 어울린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될 뿐이다. / jmpyo@osen.co.kr